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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구 정동제일교회 오르간…1918년 도입 국내 최고령…오르간 조율하는 ‘빌더’…한국인 10명도 채 안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오르간은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 있는 오르간이다. 1918년에 들여왔으나 한국전쟁을 거치며 교회가 전소돼 지난 2003년 전자식 파이프 오르간을 도입했다.

국내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 중 가장 오래된 오르간은 1977년에 들여온 연세대학교 루스(Luce)채플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르간은 스위스 시온(Sion)의 발레 바실리카에 있는(Valre Basilica)오르간으로 1435년에 만들어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면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스카이타워에 설치된 복스 마리스(Vox Maris) 오르간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70m의 높이도 높이지만, 이 파이프 오르간이 기네스북에 오른 이유는 규모가 커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가장 큰 소리를 내기 때문에 기네스북에 올랐다. 오르간 음향 세기로 세계 신기록인 138.4dB(A)를 기록했고 250년 전통의 독일 헤이 오르겔(Hey Orgelbau)사에서 만들었다. 하지만 음색이 하나뿐이라는 것이 이 오르간이 지닌 한계다.

이런 영광을 누리기 전까지 한동안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파이프 오르간은 바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위치한 칼 슈케(Karl Schuke)사의 파이프 오르간이다.

총 8098개의 파이프와 98개의 음색, 제일 큰 파이프의 길이는 11m에 이른다. 근래 들어 중국에 대형 오르간들이 많이 설치돼 그 명성이 떨어지긴 했으나 1978년 처음 이곳에 들여올 당시 총 6억원의 제작비가 들었으며 이 악기 하나 때문에 공사에 투입된 인원은 무려 4000명이었다. 상단부엔 처마 모양의 스패니쉬 트럼펫과 범종 32개도 설치했다. 건반으로 범종까지 연주가 가능하다.

세종문화회관 파이프 오르간을 가장 먼저 연주한 사람은 1978년 6월의 한스 하젤벡이지만 비공식으론 전 영국 수상 에드워드 히드가 한국을 방문해 같은 해 5월 29일 2곡 정도를 연주한 바 있다.

파이프 오르간을 조율하는 사람은 조율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피아노의 전문 조율사처럼 파이프 오르간을 관리하고 제작하는 사람을 빌더라고 부른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빌더들은 대개 독일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 8년간 학교에서 정규과정의 교육을 마치면 오르겔바우게젤레(Orgelbaugeselle)로서 일하게 되고 4년간의 현장근무 후 시험을 보면 오르겔바우마이스터(Orgelbaumeister)가 된다. 국내엔 오르겔바우게젤레가 4명, 오르겔바우마이스터는 2명이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도 10여명이 될까 말까다. 전국 140여개의 파이프 오르간 관리는 이들 손에 달려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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