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벤트를 통해 애플과 구글의 심기를 건드렸던 MS가 이제는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진다. 37년간 ‘윈도’라는 소프트웨어 하나로 세계를 재패했던 MS는 19일 독자적으로 만든 첫 하드웨어 제품 태블릿을 선보였다. PC시장에서는 적수가 없었지만,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운영체제 왕자의 자존심을 구겼던 MS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IT업계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통제하는 애플 전략을 MS가 벤치마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델, HP 등에 하드웨어 디자인과 마케팅을 맡겨왔지만, 기대 이하의 성과로 MS가 직접 제조까지 나섰다는 해석이다. 특히 노키아와 손잡고도 애플과 삼성에 참패함으로써 MS가 하드웨어에 더욱 독기를 품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MS가 본격적으로 태블릿을 내놓은 배경에는 윈도에 대한 자신감이 녹아있다. CPU와 디스플레이로 구동되는 것은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모두 같은 체제라 사용자들이 가장 익숙한 윈도로서 모든 디지털 기기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8에 대해 “윈도8은 기계를 통한 학습, 사용자 인터페이스,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새로운 시나리오 등 모든 것을 담고 있다”며 “한 운영체제가 PC와 모바일, 태블릿을 모두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2년전 MS가 저지른 실수에 대한 반성도 담겨 있다. MS는 2010년 펜과 손가락 터치를 모두 지원하는 태블릿 ‘쿠리에’를 개발 중이었지만 이 제품은 결국 빛도 못 보고 사장됐다. MS의 심장격인 윈도를 탑재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알려졌다.
뼈아픈 과거를 뒤로 하고 MS는 다시 소프트웨어 우물을 박차고 나왔다. 하지만 벽은 높다. 태블릿 전체 시장서 점유율 60% 이상 차지하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넘지 못한다면 MS의 이번 도전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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