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보이스톡’의 서비스 성격이 일정한 등록 요건만 충족하면 사업을 할 수 있는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는 법적으로 이용자 보호 의무를 지게 되지만 이동통신사에 망 사용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18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mVoIP의 성격을 ▷기간통신사업자 ▷별정통신사업자 ▷부가통신사업자로 구분해 검토하고 있는 방통위는 카카오의 사업자 지위와 관련해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모든 전기통신사업자는 기간통신, 부가통신, 별정통신,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 등으로 구분돼 있다. 기간통신사업자에는 실시간 음성과 데이터 전송 등을 제공하는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업자가 포함된다. mVoIP 서비스 업체들은 현재 신고만 하면 사업을 할 수 있는 부가통신사업자로 규정돼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는 정부의 허가를 받고 접속료 정산 의무가 있지만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 보호나 접속료 정산 의무가 없다. 망을 빌려 쓰는 별정통신사업자는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를 내야 한다.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는 별정사업자와 부가사업자 간의 일종의 ‘절충안’으로 인력 및 물적 시설, 재무건전성, 사업계획서, 이용자보호계획서 등을 정부에 제출해 등록 절차를 마치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하지만 통신사에 망 이용 대가는 내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카카오가 통신사의 망을 빌려쓰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별정사업자와 유사하지만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형태인 데다 가입자 모집 과정에서도 별정 사업자와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정하는 mVoIP 역무는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스카이프, 바이버 등 해외 mVoIP 사업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정부가 ‘특수한 유형의 부가사업자’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역차별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별정사업자로 정해지면 해외에 다수의 서버를 두고 있는 mVoIP 업체들과 국내 통신사들과의 망 이용대가 협의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은 mVoIP 서비스업체들이 결국은 음성전화를 대체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규제를 원하고 있다. 망은 없지만 통신사들의 망을 빌려 음성과 데이터를 전송하는 만큼 최소한 별정통신사업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다음달 초까지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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