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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 대기자의 부동산 프리즘> 입주·분양 러시…2기 신도시 미래는?
1기 신도시와 달리 자족 기능 강화, 도시質 크게 향상
단기보다 중장기 실수요자 투자 유망…저렴한 분양가도 매력
수도권 인구변화·접근성 등 꼼꼼히 따져봐야


‘수도권 2기 신도시는 약이 될 것인가, 독이 될 것인가’

동탄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입주와 분양이 러시를 이루면서 이들 신도시에 대한 향후 투자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구 변화와 부동산시장 구조 변화를 감안할 경우 1기 신도시와 달리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저렴한 분양가, 차별화된 도시계획 등으로 여전히 득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맞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달 말 분양에 들어가는 동탄2 신도시는 청약대기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반면 입주가 한창 진행 중인 김포 한강신도시는 입주자마다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처럼 시장이 엇갈리다 보니 공급자인 주택건설업체나 투자자인 수요층 모두 헷갈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신도시 택지 매입과 계약, 중도금 납부 등을 놓고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섣불리 내집마련에 나섰다가 집값 하락과 거래 부진으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게 사실이다.


▶1기 신도시, 터 닦고 빛 보는데 10년= 신도시는 도시화와 산업화의 산물이다. 인구가 도시로 몰려들면서 기존 도시의 인프라 수용량이 넘치게 되면 주변에 위성도시를 건설할 수밖에 없다. 1960~1970년대 건설한 런던과 동경 주변의 신도시는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했다. 200만가구 주택건설계획의 일환으로 1989년부터 추진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역시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추진된 것이다.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주택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주택난이 심화되자 서둘러 주택 중심의 신도시를 건설하게 된 것이다. 1995년까지 29만가구가 건설된 이들 1기 신도시는 10년이 2000년대 후반 들어 전성기를 맞는다. 2006년 집값 상승기에 분당 시범단지 아파트는 최고 3.3㎡당 2200만원대, 일산신도시도 최고 1700만원대를 상회, 황금기를 맞게 된다. 입주 10년 이상이 경과하면서 나무와 숲, 호수, 생활기반시설이 어우러져 계획도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 것이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는 인구 팽창과 집중현상이 둔화되고 공기업 지방이전 등 수도권 집중억제를 위한 각종 시책 등이 시행되면서 매력을 잃게 된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침체와 잠자리 중심의 베드타운이라는 약점으로 도시 성장세가 꺾이고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이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최고가 대비 30%이상 하락한 1600만원대로 추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기 신도시, 자족·쾌적성 등 질적 혁신= 판교를 비롯해 광교, 동탄, 파주, 김포로 대변되는 2기 신도시는 1기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특히 산업단지 등을 확보, 자족기능을 최대한 살린 직주복합형 도시라는 점이다. 이는 정착인구를 강하게 끌어들여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게 된다. 이 같은 도시경제력은 활기찬 도시를 만드는 필수요소다.

판교는 이미 10만여명이 근무하는 IT밸리를 가동, 활력있는 신도시로 자리잡았다. 광교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과 테크노밸리를 두고 있으며 동탄1 신도시도 삼성전자단지 등 배후에 탄탄한 인구유발 시설을 두고 있다. 광교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고 동탄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불황 속에서도 3.3㎡당 1100만원대의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2기 신도시는 녹지, 생태 등 환경적 배려와 IT기술 적용면에서도 차별화됐다. 1기 신도시 녹지율이 30%대에 머문 반면 2기는 50%대에 달할 정도다. 도시가 녹지에 들어서 그만큼 쾌적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여기에 유비쿼터스 기반시설이 완비돼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극대화시킨 것도 큰 장점이다. 날로 발전하는 IT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교통 등 도시서비스의 질을 높힐 것이다.

이 외에도 스카이라인 등을 감안한 용적률 및 단지 배치 등으로 1기 신도시와는 격이 다르게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침체, 과다공급 문제, 자족보완도 시급= 하지만 2기 신도시 역시 약점이 없는 게 아니다. 우선 수도권 인구환경과 주택보급률을 감안할 경우 너무 과다한 규모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 규모만도 무려 51만5000가구에 이를 정도다. 이와는 별개로 건설되는 20만가구 규모의 그린벨트 내 보금자리 주택을 감안할 경우 수도권 공급 규모는 70만가구를 넘어선다.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규모일 수 있으나 수요위축과 주택경기 침체 등 현재의 상황을 감안할 경우 단기간 공급 규모로는 과다한 공급량이다.

이와 함께 신도시마다 IT산업단지를 배후에 두고 있으나 내실있게 채울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서울과 지방 등도 잇달아 유사한 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경우 부실화될 소지가 없지않다. 여기에 공기업 지방이전 등 인구 분산정책까지 가세, 무분별하게 건설되는 2기 신도시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이 같은 주먹구구식 신도시 계획과 자족 부실이 주택시장에 반영, 심각한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거래부진을 낳고 있다.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수천만원이 하락한 가격에도 거래는 감감하다.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이 57%수준에 달하는 것도 수요의 한계가 낳은 결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경기 장기침체와 주택시장 구조변화 등은 평형별 심각한 선호도 차이를 낳게 되고 계획된 기반시설의 수요예측까지도 부실하게 만들 소지가 크다.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전면적인 구조조정과 도시계획 재수립이 시급한 이유다. 

ch100@heraldcorp.com

사진=안훈기자/roes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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