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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구람 라잔 “대기업 규제보다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가 바람직”
‘이코노미스트’가 ‘가장 영향력 높은 경제학자’로 선정한 美시카고대 교수

“함께 발전해야…끌어내리는 건 정답 될 수 없어…‘위기’ 확률 50% 안 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세계적인 경제학자인 라구람 라잔<사진>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13일 “대기업을 규제하는 것보다는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라잠 교수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지식경제부와 KOTRA 주최로 열린 ‘한국무역 50년, KOTRA 50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 ‘세계 통상환경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기조 강연을 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특정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내 대기업이 안 한다고 해도 경쟁력있는 외국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출신의 라잠 교수는 2005년, 3년 뒤 일어날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으며, 지난해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로부터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 가장 영향력 높은 경제학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03~2007년에는 사상 최연소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연구원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재벌’이라 불리는 국내 대기업에 대해 “대기업이 너무 많은 혜택을 받고 정치적으로 너무 강력하다는 게 문제”라며 “대기업 특혜는 줄여야 하지만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성공했던 것들을 못하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벌의 단점을 인정하더라도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성과를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장기적으로 재벌들이 왜 성공했는지 연구하고 그 결과를 중소기업에 제공해야 한다”며 “재벌이 정부에서 준 일정한 혜택 때문에 성공했다면 그 혜택을 줄여나가야 하고 다른 경쟁력이 있다면 중소기업들이 유사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소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성공한 중소기업을 살펴보면 혁신적이다”며 “기업가 정신은 물론 벤처캐피탈 등 자금 지원책과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몇 개의 성공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그러면 문화가 바뀌고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라잠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 “모두 함께 발전하는 게 중요하지 다 함께 끌어내리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며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 업종 선정 등 일련의 움직임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미진한 데 대해 “선진국 내수시장은 이미 개방돼 있었다”며 “제조업에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희망은 굉장히 낙관적인 기대였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세계경제에 대해 “유럽 문제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정부와 금융업계 등에서 부채를 통한 지출을 너무 늘린 데 문제가 있었다. 지출 개선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서 “심각한 위기가 올 가능성은 지금도 50% 미만이라고 믿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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