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전자업계가 직원들의 건강과 업무 효율성 강화를 위해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다른 접근 법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LG전자가 애연가들의 반발로 금연정책의 속도조절에 나선 반면, 삼성전자는 사업장 밖에서의 흡연까지 제한하면서 금연 뿌리내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창원공장 내부에 임시 흡연장을 개설했다. 외부의 시선에 드러나지 않는 주차장 근처다. 창원 사업장에 흡연구역이 부활 한 것은 반년 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창원 공장 전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사내에 있던 26개 흡연장을 모두 쉼터로 바꿨다.
하지만 사내 애연가들의 반발이 심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사업장 밖에까지 나가기 위해 적게는 5분 많게는 10분 정도 걸어나가야 하는 것에 애연가들이 지나칠 뿐 아니라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불만이 심해지다보니 노조에서 사내 임시흡연장 설치를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금연을 장려하되, 좀 더 시간을 두고 자율적인 풍토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삼성전자는 더 강하게 금연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사업장내 전 흡연장을 폐쇄한 데 이어, 수원과 화성, 탕정 등 주요 사업장에서는 아예 전원을 대상으로 금연 서약서를 받았다. 서약서를 쓰고도 계속 흡연하면 인사고과상 감점 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강심장’들에게는 더 강수를 썼다. 전자 ID카드를 이용해 담배를 피우러 흡연자가 사업장 밖을 몇 번이나 나가는 지를 체크해 심한 경우에 대해서는 이를 통보하고 나섰다. 공식적인 업무가 아닌 일로 3회이상 사업장 밖을 나갈경우 “OOO 대리는 OO일 3회 이상 출문하셨습니다. 주의 바랍니다”는 요지의 공지를 흡연자 본인과, 부서 관리자에게 보낸다.
회사가 이렇게 까지 나서자 흡연자 빈도는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 대신 불만도 적지 않다.
수원과 화성 등 일부사업장에서는 올초 오픈한 사내 익명게시판에 불만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특히 일부 첨단 공정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하루종일 생산설비 안에 있으면 담배피는게 낙인데 그걸 막는건 지나친거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외부에서 온 손님들을 모시고 담배피우러 회사 문밖까지 나가는게 모양새가 좋지않다”는 실질적인 비판도 있다.
하지만 회사측도 할말은 많다. 담배를 피우는 시간 자체는 3~5분 정도지만, 이동거리 등을 합하면 애연가들이 하루에 흡연에 소비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의 핵심공정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경우 드나들때 마다 소독이나 특수복장 착용등을 해야해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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