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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문영규> 저예산 뮤지컬 ‘원스’…한국에 던진 화두는…
유명한 스타배우도, 화려한 무대장치도 없는 저예산 뮤지컬 ‘원스(Once)’가 지난 10일 제66회 토니상을 휩쓸며 연극계에 충격을 던졌다.

‘원스’의 성공 과정은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대형뮤지컬 중심의 제작 시스템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원스’는 시작부터 달랐다. 제작사 위주의 우리나라와는 달리 독립영화를 원작으로 프로듀서 몇 명이 투자자를 찾아 뮤지컬을 제작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비영리 공연단체인 뉴욕 시어터 워크숍을 통해 알려진 이 작품은 서서히 인기를 얻으며 브로드웨이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렌트’ ‘넥스트 투 노멀’과 같은 작품들이 이곳을 통해 성공했다.

올해 토니상 연극분야 5개 부문에서 상을 수상한 ‘피터 앤 더 스타캐처(Peter and the Starcatcher)’도 뉴욕 시어터 워크숍을 통해 발굴된 작품이다. 두 작품을 포함하면 뉴욕 시어터 워크숍 출신 작품 두 개가 전체 26개 부문에서 13개 상을 휩쓴 셈이 된다. 올해 토니상이 던진 가장 큰 화두야말로 바로 이런 저예산 공연 양성 프로그램이라 할 만하다.

물론 국내에도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무대공연 작품 제작 지원사업과 같은 민간지원단체, 지원사업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씨앗 단계부터 무대에 올리기까지 창작뮤지컬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이다.

뉴욕 시어터 워크숍이 작품의 안정적인 개발 단계까지 지원하고 규모는 크지 않아도 내실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은 배울 만하다. 국내 작품들도 이 같은 꾸준한 지원이 수반된다면 국내 뮤지컬, 연극시장의 작품 다양성도 보장될 것이다.

“국내에선 창작뮤지컬 하기가 좀 힘들다”고 연극인들은 호소한다. 국내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는 작품들은 대형 라이선스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관객들의 요구와 캐스팅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은 안타깝다.

‘원스’와 같은 실험적인 창작물이 나래를 펼 수 있는 연극환경 조성은 공연관계자뿐 아니라 정부와 관객 모두의 몫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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