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깍지와 콩은 본디 한데서 나왔건만…
코스모신소재, 새한미디어 인수日서 수입 점착필름 국산화 성공
도레이첨단, 새한 필름사업부 흡수
탄소섬유·멤브레인 생산공장 건립
웅진케미칼, 새한 인수후 사명 변경
수처리 필터 사업 등 틈새시장 공략
같은 뿌리에서 출발해 경쟁관계로 변하고 있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도레이첨단소재와 코스모신소재, 웅진케미칼의 경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모신소재는 필름사업을 강화하기로 하고 최근 디스플레이 및 IT기기용 이형필름 및 점착필름 공장을 완공했다. 이 사업은 옛 형제 회사 격인 도레이첨단의 주력이다.
도레이첨단은 1985년부터 필름사업을 영위해 필름소재 대부분을 국산화한 회사. LCD 및 LED, 휴대폰용 등 이형ㆍ점착필름 거의 대부분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이형필름은 도레이첨단이 1996년부터 생산해왔다.
코스모신소재의 경우 주력이던 미디어용 자기 필름(비디오, 오디오 테이프)을 만들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점착기술을 활용해 이형필름과 점착필름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형필름은 디스플레이기기와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점착필름은 반도체 공정, 렌즈 몰딩, 디스플레이 표면 보호용 등에 사용된다.
양사의 차이는 있다. 도레이첨단이 베이스 필름을 생산해 자체 기술로 코팅하는 반면 코스모신소재는 외부에서 필름을 구입, 코팅하는 체제다. 따라서 “기술적으로나 생산방식 측면에서 아직은 경쟁상대로 보긴 어렵다”는 게 도레이첨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쨌든 필름사업 경쟁 채비를 마친 코스모신소재도 하반기부터 필름제품 양산에 들어가게 된다. 코스모 측은 “고품질의 광학용 이형필름 국산화와 더불어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던 특수 용도의 점착 수입필름까지 국산화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도레이첨단과 웅진케미칼 역시 폴리에스테르원사 생산에서 사업이 겹친다. 향후 필터 등 수처리사업도 경쟁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웅진케미칼은 수처리 필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도레이첨단도 수년 내 탄소섬유와 멤브레인 생산공장을 건립할 방침이다.
다만 원사 부문에서 도레이첨단이 대량 생산, 대형 소비시장인 반면 웅진케미칼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경쟁관계는 아니지만 소재사업 특성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양사가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3사의 계보는 자못 복잡하다. 코스모신소재는 ㈜새한미디어를 코스모그룹이 2010년 11월 인수하면서 사명을 변경했다. 합섬 및 필름사업을 하던 ㈜새한의 필름사업부가 1999년 분사돼 만들어진 회사가 도레이첨단소재(옛 도레이새한)다. 지금은 일본 도레이의 100% 자회사가 됐다. ㈜새한도 2008년 웅진그룹에 매각되면서 웅진케미칼로 바뀌었다.
양사는 옛 새한그룹의 주력 계열사였다.
3사의 규모는 전방사업의 부침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모기업 격인 웅진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조원(1조830억원)을 돌파했으나 도레이첨단소재는 1조2800억원을 넘어섰다. 코스모신소재는 1600억원 수준이다.
옛 새한 관계자는 “계열사나 같은 회사로 한솥밥 먹으며 연구개발하던 관계에서 이제 뿔뿔이 흩어져 서로 경쟁하고 있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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