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스크린골프,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전통산업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신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스마트 상품’ 출시가 새로운 조류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국내기업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계의 IT 활용실태와 향후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IT 융합을 통해 스마트 상품을 출시했거나 추진중’이라는 기업은 전체의 25.3%에 그쳤다. 규모별로 대기업은 44.6%가 스마트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반해 중소기업은 16.8%로 조사돼 IT 융합에서도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 관련 업종은 40.6%, 조선업종은 36.7%로 IT 융합의 활용도가 높은 반면, 유통(16.0%), 기계(14.0%), 건설(3.0%) 등의 업종은 활용도가 낮았다.
대한상의는 이와 관련해 “최근 자동차산업의 경우 첨단 IT 신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주변정보와 주행상황을 인지, 판단해 차량을 제어하는 신차를 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시장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IT 신기술 활용도 역시 낮았다. 버스카드처럼 주파수를 통해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RFID(무선인식) 기술을 업무에 활용중인 기업은 전체의 13.0%였고, 위성위치추적시스템인 GPS 사용기업은 5.0%였다. ‘개인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이란 구름위에서 정보처리를 하게 한다’는 신기술 클라우드 컴퓨팅의 사용비중은 19.7%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문인식 등 생체인식기술은 38.7%, 영상회의는 39.0%, 원격접속제어는 41.0%로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은 ‘업무에 RFID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27.2%였지만, 중소기업은 6.7%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 중’이라는 응답도 대기업은 43.5%였지만, 중소기업은 9.1%로 조사돼 신기술 활용에 있어서도 중소기업이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절반 이상(54.3%)은 ‘IT 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해 향후 IT 활용폭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IT 융합을 추진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는가’라고 물음엔 65.6%가 ‘비용절감, 납기일 단축 등 생산성의 향상이 있었다’고 답했고, 14.4%는 ‘신제품 개발로 매출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성과가 없었다’는 응답은 20.0%였다.
IT 융합을 추진하는데 있어서의 애로사항은 ‘IT 융합을 지원하는 컨설팅 전문기관 부족 및 비용부담’(60.3%), ‘최고 경영진의 인식 부족’(15.9%), ‘내부 R&D 역량 및 융합감각을 지닌 인재 부족’(13.2%), ‘성공여부 불확실’(9.3%) 등이 지적됐다.
기업들은 IT 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IT 산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20.0%)보다는 ‘IT 융합을 통한 산업 전반의 고부가가치화가 중요하다’(80.0%)고 답했다.
한편 최근 정보통신 정책 기능을 분리해 별도의 ‘정보통신부’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대(65.0%)의 답이 찬성(35.0%)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반대 근거로 47.0%는 ‘부처간 업무가 중복되고 지원보다 규제가 많아질 수 있다’고 답했고 18.0%는 ‘IT 주무부처와 산업정책 부처가 나뉘어져 IT 융합을 지원하는데 비효율적이다’고 응답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최근 해외에서는 IT 융합에 따른 전통산업의 스마트화로 제3의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IT 융합은 무한대로 신시장을 창출하며 세계 경기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IT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IT 융합을 통해 산업계 전반을 스마트화 할 입체적인 정책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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