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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많던 갤러리서미 터에…현대카드 ‘신개념 도서관’
삼성 및 오리온 비자금 사건, 미래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의 불법 교차 대출 사건 등 각종 의혹 사건이 터질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해온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갤러리서미가 최근 문을 닫았다.

‘스캔들의 온상’처럼 굳어진 갤러리서미(대표 홍송원)가 지난 5월 중순 용산구 한남동의 한 빌라로 이전했다. 이로써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이래 끊임없이 각종 파문의 진원지로 꼽혀온 갤러리서미의 ‘가회동 시대’는 막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서미는 지난 4~5월 미국의 개념미술가인 로버트 테리안 작품전을 끝으로 한남동 리움 근처의 3층짜리 빌라로 이전했다. 새로 이사한 공간은 본격적인 미술 전시를 열기엔 곤란한 주거형 공간으로, 프라이빗 세일 정도만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홍송원 갤러리서미 대표는 “로버트 테리안 전시를 마지막으로 당분간은 전시를 접을 것”이라며 “서미 자리에 현대카드가 신개념의 멋쟁이 도서관을 만든다고 하니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갤러리서미는 현대카드에 가회동 공간을 5년간 임대하기로 했다. 도서관으로의 공간 디자인은 지난해 초 갤러리서미의 리노베이션을 맡았던 건축가 최욱(원오원건축 대표) 씨가 연이어 맡는다.

홍 대표는 저축은행 사건이 터지기 직전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올 초 뉴욕 필립스의 현대미술 경매(5월 11일)에 4점의 작품을 위탁했기에 비행기표를 석 달 전에 예약했었다”며 “지난해부터 자금난이 심해져 미술품을 담보로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으나 금리(18%대)가 높아 미래저축은행을 소개받아 담보 대출을 받았는데 사건이 터진 것”이라고 항변했다. 솔로몬저축은행에 유상증자한 30억원은 별도의 돈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오는 11일 스위스에서 개막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에 들렀다가 귀국할 예정이다. 서미의 자회사인 서미앤투스는 지난 2009년부터 아트바젤의 위성쇼인 ‘디자인바젤’에 지속적으로 출품해왔다. 배우 브래드 피트가 한국 작가 작품을 구입한 곳도 서미앤투스 부스였다.

그러나 홍 대표는 수년 전부터 유동성 위기에 처해 보유 부동산 대부분을 담보로 잡힌 데다 청산해야 할 빚이 많은 상황에서 미래 사건까지 겹쳐 당분간은 재기가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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