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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중국미술이 왔다..인터알리아의 ‘눈부신 윤리학’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지난해 중국현대미술을 이끄는 대표주자들을 소개하는 ‘눈부신 윤리학’전을 열었던 서울 삼성동의 인터알리아(대표 김종길)가 2부 전시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눈부신 윤리학Ⅱ’전으로, 참여작가는 리지카이(Li Jikai) 시옹위(Xiong Yu) 쩡더롱( Zheng delong) 찌아강(Jia Gang) 윈쥔(Yin Jun), 그리고 인쿤(Yin Kun) 등이다. 이들은 모두 1970년대에 태어난 작가들(단 인쿤은 1969년생)이다. 가장 왕성하게 작업할 30대 중후반 작가들인 셈으로 차세대 주자들로 손꼽히는 유망주들이다.

이번 ‘눈부신 윤리학Ⅱ’ 전에 출품한 작가들은 폐쇄적인 공산주의 사회였던 중국에서 개혁 개방의 여파로 자본주의 사회로의 대이동을 겪은 세대들이다. 이들은 급속한 사회변동으로 인해 야기된 사회적 모순을 저마다 다른 표현양식으로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장개방의 여파 속 자본주의를 경험한 이들은 윗 세대와는 달리 사회나 집단 보다는 개인의 내면세계에 주목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즉 이념이나 정치적 구호, 사회의식 보다는 개인의 존재 문제 등에 애착과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이들의 작업을 일컬어 중국의 비평가들은 만화회화, 혹은 잔혹회화라 칭한다. 또 이들 작가군은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 집중하는 세대, 즉 ‘ego generation’으로 불린다. ‘에고 세대’의 작업은 두 가지 상반된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 한줄기는 어두운 면으로 고독함, 흐리멍텅함, 의기소침함, 혼란스러움을 표현한 기조다. 반면에 밝은 면으로는 유머러스한 비판의식 등이 두드러진다.

찌아강은 윤리적, 찰학적 사고관을 바탕으로 작금의 중국을 바라본다. 격변하는 시대에 태어나 자란 찌아강은 사회에 직접적으로 맞서기 보다는 인간 본연의 보편적인 삶과 사회 갈등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회와의 갈등 속에서도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 찌아강의 그림에 등장하는 벌거벗은 보드라운 인간군상은 사회와 인간존재에 대한 은밀하면서도 아름다운 풍자이다.

리지카이의 작품은 거대사회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담단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그의 작품에는 숲이 자주 출현한다. 이는생명이라는 거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작가는 숲 속의 나무를 어머니와 자식, 물과 물고기의 관계처럼 생명의 근원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리지카이는 황폐한 숲을 그림으로써 도시화로 파괴된 농촌과 도시의 현장 속에서의 개인의 소외감과 고독을 표현한다. 결국 그의 작품은 현 중국사회에서 고민하고 있는 젊이들의 감정을 함축해 보여주는 셈이다. 

시옹위 작품의 특징은 초현실적 세계와 가상세계를 통해 사회규범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즉 이상과 현실을 주제로 하면서 사회현실과 이상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작업한다. 작품에 자주 출현하는 날개와 한 줄기의 빛은 인간의 신념을 은유하고 있다. 

쩡더롱은 ‘개’연작과 ‘해골’ 연작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회화적 형식에서 볼 때는 규칙, 규율 속에 존재하는 리드미컬한 회화적 기법이 특징이다. 개의 원시적인 아름다움과, 개가 감추고 있는 야수성을 동시에 표현함으로써 쩡더롱은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 해골을 다룬 작품은 생명의 아름다움과 존엄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밖에 인쿤, 인쥔 형제는 어린아이 등 인물을 소재로 한 강렬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인쥔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우는 어린아는 목젓까지 드러날 정도로 우렁차게 우는 모습이 매우 독특하다. 작가는 우는 아이의 몸에 어른의 마음을 대입시킴으로써 중국미술의 아이콘화된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김미령 인터알리아 큐레이터는 “이번에 초대된 작가들은 중국 미술에서 인간의 본질과 가치를 탐구하는 첫 세대로, 다채로운 ‘자기표현’이 매우 특색있고 강렬한 것이 공통점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1일까지.(02)3479-0151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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