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한일 이어 쌍용·성신도 진출
건설경기 장기불황 타개책 모색
시멘트 회사가 주력사업 비중 줄이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시멘트 판매량은 매년 감소 추세에다 툭하면 적자를 내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시멘트업체 중 워크아웃 중인 현대시멘트를 제외하고 일제히 폐열발전 사업에 진출했다.
쌍용양회가 최근 폐열발전소 건립에 나선 데 이어 성신양회도 조만간 이 사업에 뛰어든다.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은 지난해부터 시간당 수십만㎿ 규모의 발전소를 가동 중이다.
시멘트 생산공정은 제철소와 유사하게 용광로(소성로)를 가동하므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업체들은 그동안 버려지던 폐열로 전기를 생산, 자체 충당과 함께 남는 전기를 한전에 공급해 업체별로 수십억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시멘트 부문 매출 비중을 줄이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시멘트업체는 자본을 축적하지 못한 상태여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할 여력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소규모로 시멘트와 연관된 신사업에 진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결과 폐열발전과 태양광발전(쌍용), 화력발전(동양) 등 발전사업이 주류를 이룬다. 이 밖에 메탈실리콘(쌍용ㆍ아세아)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폐열발전은 대부분 20~30㎿h 규모이나 쌍용양회는 이보다 배나 큰 43㎿h 규모의 발전소를 2014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동양시멘트는 계열사인 동양이 중심이 돼 삼척 46광구 부지에 2000㎿h 용량의 대형 석탄 화력발전소를 내년 착공한다.
실제 건설경기 불황으로 시멘트 생산 및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시멘트 제조원가의 35%를 차지하는 국제 유연탄가격도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주춤하지만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2009년 ㎏당 70~80달러였던 국제 유연탄가격은 지난해 130~14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 때문에 시멘트업계에서는 ‘남북통일만 기다린다’는 자조도 나오고 있다. 통일에 따른 토목ㆍ건축사업 외 현재의 공급과잉과 수요감소 구조를 해소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시멘트 내수출하량(수요량)은 1997년 건설붐과 함께 6200만t으로 정점을 찍은 뒤 1998년 외환위기로 4500만t까지 추락했다 2003년 다시 5830만t으로 상승한 뒤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업체들은 올해 4300만t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시멘트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비수기가 끝나 발생한 계절적인 변동에 불과하다”며 “건설경기 호황은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어 시멘트 부문 매출을 줄이고 신사업 비중을 늘리는 게 업체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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