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투자여력 · 고용창출력 저하”
지주회사 10곳 중 7곳은 지주회사 규제가 경제력 집중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105개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지주회사 애로 현황과 정책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주회사 규제 강화가 경제력 집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 기업 68.5%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기업은 31.5%였다.
이는 최근 일부 정치권에서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해소를 이유로 상장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현행 20%에서 30~40%로 높이고, 부채비율 상한선을 현행 200%에서 더 낮추는 등의 규제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대한상의는 “지주회사 규제가 강화되면 자회사 지분 취득, 부채비율 조정 등에 투자재원이 소진돼 결국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기업의 투자 여력과 고용창출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지주회사 규제에 대해서는 85.9%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부담이 되는 규제로는 자회사 지분율 요건(45.8%)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출자구조 제한(33.3%), 부채비율 제한(11.1%), 금산분리(5.6%), 지주회사 강제전환제도(4.2%) 등을 제시했다.
지주회사 규제 완화 시 투자를 늘리겠냐는 질문에는 66.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지주회사 체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지주회사-자회사 간 역할 분담으로 인한 경영효율성 제고’(50.0%)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지배구조 단순화에 따른 투명성 제고’(35.1%), ‘기업구조 재편 유리’(13.5%) 등이 뒤를 이었다.
지주회사 제도 중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정책과제로는 ‘지분율ㆍ출자 제한 완화’(60.8%)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지주회사 인센티브 확대(21.6%), 지주회사 강제전환제도 폐지(12.2%), 금산분리 완화(1.4%) 등이 뒤를 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광범위하고 강한 지주회사 규제를 갖추고 있다”며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해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입법보다는 금산분리를 완화하고 비계열사 주식 보유 제한을 폐지하는 등 기업 부담 해소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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