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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다가스카3’ 제작사 드림웍스 한국인 애니메이터 송정진, 김정현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다음달 6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3-이번엔 서커스다(이하 마다가스카3)’가 국내 개봉한다. ‘마다가스카3’를 제작한 드림웍스는 디즈니, 픽사와 함께 미국 3대 메이저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하나로 꼽힌다. 3D로 무장하고 3번째 시리즈로 되돌아온 ‘뉴요커 동물 4인방’의 행보 뒤에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있다. 조명과 특수효과 스태프로 제작에 참여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터 송정진(42·여) 씨와 김정현(33) 씨를 만나 미국 진출 후 경험과 제작 뒷이야기에 대해 들었다.

송 씨는 드림웍스에서 라이팅(애니메이션에 빛과 색 등을 입히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송 씨는 ‘마다가스카1’·‘마다가스카2’·‘슈렉2’·‘헷지’·‘슈렉3’·‘드래곤 길들이기’·‘메가마인드’ 등 숱한 히트 애니메이션에 스태프로 참여한 베테랑이다. 대학(상명대)에서 조소, 조각을 전공한 미술학도가 왜 전공과 관련 없는 애니메이션에 빠지게 된 걸까?

“어려서부터 만화를 매우 좋아해 집에다 쌓아놓고 볼 정도였죠. 대학생이 돼서도 만화책에 빠져 있으니 나이 값 못한다고 아버지의 야단이 심했죠. 미대를 졸업하긴 했지만 제가 나아갈 수 있는 진로는 미술학원 교사 등 한정적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생각해보니 역시 만화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미국으로 유학 와 뉴욕 비주얼 아트 스쿨에서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죠.” 


김 씨는 캐릭터 특수효과(Character FX)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대학(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그림을 좋아해 미대 수업도 적잖이 들었단다. 그런 그에게 있어 공학과 예술을 접목한 애니메이션은 일종의 운명이었다. 김 씨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를 전공한 뒤 드림웍스에 입사, 군중 씬을 전문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그는 그간 ‘마다가스카2’·‘몬스터 VS 에이리언’·‘슈렉 포에버’·‘메가마인드’ 등에 참여했다.

“저는 애니메이션 속 군중씬에 등장하는 수천 명의 캐릭터에게 각각 다른 스타일을 입히고 그 캐릭터를 통해 도시의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을 맡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배경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에 가깝게 만들지 않으면 관객들은 어색함을 느껴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관객 입장에선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실은 대단히 중요하고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작업입니다.”

최근 들어 송 씨와 김 씨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대작 애니메이션 엔딩 크레디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급증하고 있다. ‘쿵푸팬더’의 전용덕 레이아웃 촬영감독, ‘가필드-마법의 선물’을 공동 연출한 한언덕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드림웍스 최초의 여성 연출자인 ‘쿵푸팬더 2’의 여인영 감독은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상 후보로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송 씨는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은 다른 어떤 국가 출신보다도 성실하고 손이 빠르며 능력 있다”며 “한국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전 세계 아이들을 사로잡은 것은 연령대와 마켓을 확실하게 잡아 집중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동안 축적된 실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애니메이터로 활동하고자 희망하는 이들에게 송 씨는 “유럽 내 여러 국가 출신들은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과감하게 지원서를 넣으며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국 출신들은 그런 면에서 다소 소극적”이라며 “실력만 있으면 언어의 장벽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으니 과감하게 시도하라”고 조언했다. 이 씨 또한 “권위 의식을 버리고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관리자들의 모습과 수평적인 드림웍스의 기업 문화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배웠다”며 “언어 문제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로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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