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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년 만에 첫 악역 연기한 김태우 “70세까지 ‘만점 연기’에 도전하겠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욕 좀 먹겠단 얘기를 더 많이 들었다. 요즘엔 예전처럼 드라마 속 인물이랑 실제 배우를 동일시하지 않아서 그런지, 다행히(?) 직접 욕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더라.”

지난 20일 종영한 SBS 주말극 ‘바보엄마’에서 파렴치한 남편 박정도로 완벽 변신에 성공한 배우 김태우(41)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배역때문에 욕 먹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을 많이 들었다”며 껄껄 웃었다.

1996년 KBS 2기 슈퍼탤런트로 데뷔해, 지난 16년 간 3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꾸준히 연기를 해 온 김태우. 그에게 이번 작품은 10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이자 16년 만의 첫 악역 도전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계속 쉬지 않고 일을 했지만 흥행보다는 작품성을 인정받는 영화가 많았다. 본의 아니게 대중에게서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를 해볼까 하던 차에 이동훈 PD로부터 박정도 역 섭외가 들어왔고, 재미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


‘바보엄마’에서 박정도 역은 겉보기엔 번듯한 특허법 대학교수이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똑똑한 머리와 말끔한 외모를 이용하는 바람둥이 남편이다. 탄탄한 배경을 가진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당당히 바람을 피우는가 하면, 심장병에 걸린 아내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김태우가 그 동안 주로 연기했던 변호사나 의사,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선하고 지적인 역할과는 정반대다. 이 때문에 극중 첫사랑 김영주(김현주 분)를 향해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이는 이제하(김정훈 분)가 오히려 그에게 딱 어울린다며 주위에서 배역을 반대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단다.

하지만 김태우는 박정도는 한없이 나쁘기만 한 ‘전형적인 악역’이 아니란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받아들였다. 아내 김영주에게는 너무 못되게 굴어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싶지만, 동거녀 오채린(유인영 분)과 딸 박닻별(안서현 분)에게는 무척 살갑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상깊은 악역’이라는 것.

실제로 이 드라마 게시판에는 “정말 때려주고 싶은 악역”, “김태우 좋아했는데 이미지 확 깬다.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며 그의 연기에 대한 평가가 쏟아지기도 했다.


악역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을지 궁금했다.

“저는 연극을 전공한 사람이고, 캐릭터는 만들어서 하는 것이니까 악역이 더 어려울 건 없었다. 최대한 비열하고 재수없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극중 채린이와의 코믹 연기가 더 걱정됐는데 다행히 호흡이 잘 맞았다.”

이미지에 나빠질까 걱정이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태우는 “배우는 어떤 배역이든 그 역할을 잘하는게 중요하고, 이미지는 다음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 연기를 얼마나 잘하느냐의 문제”라며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배우를 꿈꿨던 김태우는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KBS 공채 탤런트로 입사했다. 그가 꿈꾸는 연기자는 어떤 모습일까.

“예전에는 외모나 발음 콤플렉스도 있었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연기는 기본이더라. 상을 타는 배우보다는 오랫동안 후보에 오르는 배우, 70세가 되어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만점 연기’가 없다는 점에서 부족함을 채우려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발전하는 연기자 만큼 매력적인 일은 없다.”

/yeonjoo7@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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