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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쫓는’ 수입차 매장, 서울 15개 구(區) 버리고 지방 부촌 行
고가(高價)의 수입차들은 예상대로 돈을 쫓아갔다. 최근 몇년간 서울 지역에서 용산을 비롯해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 바 ‘강남 3구(區)’의 수입차 전시장 증가가 가장 많았던 것이다. 실제 수입차 업체에 확인해 본 결과 지난해 판매량도 이들 매장들이 대부분 1위를 차지했다. 물론 강남이라고 다 같은 강남은 아니다. 강남 3구 안에서도 매장이 급증한 동(洞)과 감소한 동(洞)이 공존하는 등 부촌을 찾아 점차 정교하게 파고드는 양상이다. 특히 수입차들은 이제 최대 격전지인 서울을 벗어나 점차 지방 부촌(富村)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區) 매장 증가 1위, 동(洞)은 서초ㆍ등촌(?)=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최근 4년 5개월 동안 서울에서 수입차 전시장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구는 용산구로 조사됐다. 용산구는 2007년 10월 말 6개에 불과했던 수입차 매장이 18개로 늘어났다. 한남동(1곳→5곳), 한강로(1곳→4곳)로 쏠림현상이 심했다.

용산구 다음으로는 역시 강남구가 11곳 늘어 2위에 올랐다. 강남구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서 가장 많은 29개 수입차 매장이 몰려 있다. 특히 대치동, 신사동, 청담동은 이 기간 동안 각각 4곳씩 매장이 늘었다. 이 밖에도 서초구(15곳→23곳), 송파구(4곳→10곳) 등도 다음으로 증가폭이 커 ‘강남 3구’로서 이름값을 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5곳이 이상 전시장이 늘어난 곳은 없었고, 마포구, 광진구 등은 되레 있던 전시장이 사라졌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수입차 매장이 있는 곳은 10개 구에 불과 했다. 동으로는 서초동(9곳→16곳), 등촌동(1곳→6곳) 등이 증가폭이 컸다. 

▶판매 1위는 역시 강남, 국산차는 강북 1위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해 말 지점별 판매 현황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한남대교 북단에 위치한 한남전시장(한남동 소재)이 기존 부동의 1위 강남전시장(신사동 소재)을 제치고 지난해 4분기 판매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강남에 맞서 최근 용산이 신흥 수입차의 메카로 뜬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물론 신흥 부촌으로 부상중인 용산쪽 판매가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입차의 핵심 고객들은 돈이 많은(?) 강남쪽이다. 실제 푸조와 크라이슬러는 청담동에 있는 전시장이 판매 1위(작년 기준)다. 도요타는 서초지점, 렉서스는 강남지점에서 가장 많이 팔았다. 수입차 판매 1위이자 매장 가장 많은 BMW의 경우 전체 ‘판매 톱5’ 전시장 가운데 분당 1곳을 빼고 전부 강남 3구에 위치해 있다. 강북은 14등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산차는 상황이 다르다. 아트갤러리와 수입차 비교 시승센터가 있는 테마 지점인 대치지점이 1위인 현대차를 제외하면 작년에 기아차는 여의도지점이, 쌍용차는 강북 은평영업소가 1위를 했다. 한국지엠은 강남3구이긴 하지만 가락전시장이 가장 많이 팔았다. 국산차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는 매장의 특성과 유능한 딜러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실적이 갈렸다”고 전했다. 

▶서울은 포화, 수입차 이제 지방 부촌 영역 확대= 지난 2008년 수입차 매장은 서울에 62곳, 지방(서울 이외 지역)에 122곳이 있었으나 작년말에는 각각 81곳, 165곳으로 늘어났다.

서울이 19곳 늘어나는 동안 지방은 43곳 많아졌다. 부산은 7곳, 경기는 6곳, 전북은 5곳 경남과 광주는 각각 4곳이 증가했다. 올해도 시트로엥이 분당에, BMW가 천안에 전시장을 열었다. 특히 부산은 도요타가 최근 매장을 개설한 가운데, 벤틀리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역시 매장 신규 오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차 한 관계자는 “새로 뜨고 있는 용산을 제외하면 서울 지역은 장사가 잘되는 곳만 잘되는 상황”이라며 “25개 구 가운데 15개 구에 수입차 전시장이 없는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특히 같은 강남이라도 거주 주민이 적고 직장만 많은 지역은 전시장이 되레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사실상 서울 지역이 포화 상태이다 보니 부산 등의 지방 부촌으로 전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최근 수입차 시장의 또 하나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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