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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 벤츠 뉴 SLK 200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시승기를 쓸 때마다 고민이 되는 모델들이 있다. ‘월급쟁이’인 기자의 눈높이에 맞춰 쓸 수 있는 모델이 있는 반면, 도저히 구입할 것 같지 않은, 혹은 구입할 수 없을 듯한 자동차 역시 시승을 해야 하는 게 기자의 의무이자 특권이다. VIP가 탈 듯한 모델은 뒷좌석에 시승해보고, 캠핑용으로 적합한 모델은 직접 텐트를 실고 산과 계곡을 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벤츠 뉴 SLK 200 블루이피션시도 마찬가지다. 6000만원대의 2인승 로드스터. 주판알을 튕기며 국산차와 수입차 가격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들을 노린 모델은 분명 아니다. 물론 더 비싼 모델도 많지만 2인승 로드스터는 사실상 ‘세컨트 카’에 가깝다. 생활용이 아닌 모델에 6000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안타깝게도(?) 기자 역시 뉴 SLK 200의 예상 고객층에 속할 수 없다. 그래서 궁금했다. 왜 이런 차를 선택할까? 판매가격, 출력, 크기 등 이런 숫자놀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 차의 ‘감성’이 궁금했다. 어쩌면 ‘이기적인’ 시승기일지 모르겠다. 고객에게 알려주기보단 고객으로부터 알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이미 많은 시승기에서 이 모델을 ‘분석’했으니 이번 시승기에는 SLK 200을 ‘감상’해보려 한다. 

사실 시승 전에도 도로에서 뉴 SLK 200을 종종 접한 바 있다. 어김없이 루프가 열려 있는 채로 말이다.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경외롭기도 했다. 그래서 시승 역시 줄곧 루프를 열고 시내와 교외를 달렸다. 신호등에 걸려 정차할 때까지도 ‘꿋꿋하게’ 루프를 닫지 않았다.

강변북로를 거쳐 자유로를 항하면서 속도를 높였다. 늦은 밤임에도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해드레스트 부분에 송풍구가 있어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에어가이드 등 실내에 유입되는 바람을 차단하는 기능도 강화했다. 실내에선 머리카락을 날리는 바람이 상쾌하기까지 하다. 유리로 둘러싼 운전석은 마치 다른 세상 같다. 

차량도 드문 밤 거리를 달리며 음악 볼륨을 크게 높였다. 앞 유리창 위로는 어둠을 잃어버린 도시의 밤과 대결하듯 유독 환한 별빛이 반갑다. 경쾌한 음악으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나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비트를 맞추고, 입에선 노래가 흘러나온다. 어느덧 새벽, 집 앞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다시 방향을 바꿨다. 핸들을 놓기엔 아직 여운이 너무 많이 남았다. 여전히 남은 밤도 길다.

더 뉴 SLK200 블루이피션시는 1.8리터 직렬 4기통 휘발유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kgㆍm를 구현했다. 연비는 11.6㎞/ℓ이며 판매가격은 6750만원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숫자들로 이 차의 매력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단순히 운전이 즐겁다는 말로도 만족할 수 없다. 

자동차가 교통수단을 넘어서 삶의 질을 반영한다고 여긴다면, 이 모델은 주말의 패턴을 바꿔줄 만한 모델이다. 6750만원의 가치는 그래서 사람마다 다르다. 매일 타지도 않을 차를 6750만원이나 주고 사겠느냐 생각할 수도 있고, 단 한 번 타더라도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다는 이들도 있다. 후자의 삶을 살겠다면, 벤츠 뉴 SLK 200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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