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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업계의 다음 화두는 휘는(플렉시블) 디스플레이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에서 크렘린 궁에 잠입한 톰 크루즈가 가방에 접어 놓은 플라스틱 막을 펼쳐 거기에 화면을 투사한 후 마치 벽인양 밀고 들어가는 장면에서 나온 것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좋은 사례다. 기존과 같이 단단한 유리기판이 아니라 플라스틱처럼 유연한 기판에 발광하는 소자를 이식해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 영화에서 보던 많은 것들이 가능해진다. 둘둘 말은 두루말이 느낌의 전자책, 전자신문이 등장할 수 있고, 태플릿 PC 역시 지금처럼 4각형이 아니라 메모지처럼 접히는 형태가 될 수 있다. 통화하다 화가나면 전화기를 비틀어 버리는 만화 같은 일도 가능하다.

결국 기판이 무엇이냐에 따라 휘어지기도 접히기도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약간 휘는’ 수준의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강화유리가 덧씌워진 플라스틱 기판이 가장 제품화에 앞서 있기 때문이다.

휘는 디스플레이의 선두주자는 삼성.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이미 지난해 미국 소비자가전쇼에서 휘는 AMOLED(아몰레드: Active Matrix Organic Light-Emitting Diode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제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전자 예술품의 성격이 강했던 탓에 전문가들은 상용화 하는 데 1~2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달 초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 하반기부터 양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휘는 디스플레이는 이제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됐다. 벌써부터 많은 관계자들이 휘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첫 제품이 무엇일까를 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혁신을 좋아하는 애플의 마니아들은 내년쯤 나올 차세대 아이폰의 후보로 휘어지는 ‘아이폰 요가’를 상상하기도 한다.

삼성만이 아니다. LG디스플레이(LGD)도 최근 시험생산 라인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시작하면서, 플렉시블 AMOLED 개발과 생산에 무게를 싣고 있다. 3.5세대(730×460㎜) 크기로 내년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휘는 디스플레이를 지나 접히는, 말리는 수준의 디스플레이가 제품으로 탈바꿈하려면 2020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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