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구미에 2차전지 공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국제 정유업계에서 ‘미스터 오일’로 불린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ㆍ박사학위를 받으며, 전문성을 갖춘 ‘오너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회장은 위기 때마다 치솟는 국제 유가를 지켜보며, GS칼텍스를 정유ㆍ석유화학기업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재탄생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허 회장이 주목한 것은 청정하고 친환경적인 신에너지였다. 신에너지 분야의 통합 연구개발을 위해 2006년 서울 성내동에 최첨단 실험장비와 생산시설이 갖춰진 ‘GS칼텍스 신에너지연구센터’를 세웠다. 특히 허 회장은 신에너지 중 2차전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2차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반 건전지(일차전지)와 달리 외부 전원을 이용해 반영구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다. 음극재는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과 함께 리튬 이온 2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다.
허 회장은 지난해 경북 구미산업단지에 리튬 2차전지용 음극재 공장을 기공, 1년만인 지난 24일 준공시키며 결실을 봤다. 그는 이제 ‘미스터 오일’에서 ‘미스터 에너지’로 거듭나게 됐다.
GS칼텍스에 따르면 GS칼텍스와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인 JX NOE와의 합작법인인 GS칼텍스 자회사 파워카본테크놀러지(PCT)의 구미공장은 연간 2000t 규모의 소프트카본계 음극재를 생산한다. 이는 올해 세계 리튬 2차전지용 소프트카본 음극재 시장 수요의 100%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2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이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나 음극재 분야의 국산화율은 0%에 가까울 정도로 뒤처져 있다. GS칼텍스는 2007년 자체기술로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는 일본 히타치에 이어 2번째로 소프트카본계 음극재 개발에 성공한 바 있어, 수입 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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