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회장 취임 100일, “반드시 성공시킨다” 의지 불태우며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융합과 혁신’의 핵심 칩으로서 SK하이닉스 자부심 고취, SK그룹 1분기 수출비중 70% 첫 돌파
-국내외 사업장 7차례 방문 현장경영 강조, 사상 최대 4조2000억원 투자도 결정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이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세계 2위의 D램 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를 인수하고 부담도 컸지만 지난 100일간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강력한 오너십 덕분에 SK하이닉스는 과감한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도약의 발판을 확고히했다. 하이닉스를 품에 안은 SK그룹은 올 1분기 사상 첫 수출 비중 70%를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수출기업으로 거듭났다.
모두 최 회장이 그토록 원했던 성과들이다. SK그룹은 1980년대 유공 인수, 90년대 한국이동통신 인수로 에너지와 통신의 두축으로 성장을 일궈왔지만 선대 회장의 업적을 이어받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내수기업이란 꼬리표도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다.
SK그룹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인수는 선대가 아닌 최 회장 본인의 성과로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다”며 “100일이란 짧은 기간이지만 안팎의 평가가 호의적인 것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지난 2월14일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인수의 마지막 절차인 주식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했고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하이닉스를 반드시 성공시켜 그룹의 성장축으로 발전시키는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한 최 회장은 최전방에서 뛰고 있다.
인수 전부터 SK하이닉스의 성장 비전을 학습하고 설계했으며 대규모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도 직접 챙겼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을 5차례 찾았고 중국 우시공장도 2차례나 방문하며 소통을 강화했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조2000억원의 투자 결정도 최 회장의 결단으로 가능했다. 더이상 ‘생계형’이 아닌 ‘성장형’ 기업으로서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신속한 의사 결정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신주(14.7%) 인수로 2조3400억여원의 재원을 확보하는 등 안정적 재무구조도 갖춰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은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1~2단계 상향조정하며 화답했다. SK하이닉스가 일본 엘피다 인수전에 나설 정도로 과감하게 변신한 데 대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최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에 주목했다. 그만큼 SK하이닉스의 자부심도 높아졌다.
SK그룹도 화색이 돌고 있다. 올 1분기 그룹의 제조업 계열 총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돌파했다. ‘융합과 혁신’의 핵심 칩으로서 SK하이닉스는 모기업 SK텔레콤과 다양한 융합형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SK E&S와는 지붕형 태양광발전소 건립 방안을 협의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세계 수준인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이 다른 계열사들과 융합돼 녹색에너지, 스마트카, 모바일 솔루션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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