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고속성장’장쑤현대위아를 가다
[장지아강(중국 장쑤성)=조문술 기자]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에 서부 내륙으로 3시간 거리의 장쑤(江蘇)성 장지아강(張家港) 펑황전(鳳凰鎭). 현대위아가 2005년 진출한 곳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넓은 잔디 축구장과 4개의 깔끔한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고철을 녹여 주물을 찍어내고 쇠를 두드리고 깎아 공작기계를 만드는 사업장인지 의아해진다. 주물공장은 먼지와 연기, 땀으로 뒤범벅인 게 일반적인 현실이다.
최근에는 식당, 휴게실, 화장실, 기숙사 등의 부대시설을 호텔 수준으로 개조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직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갖도록 최고의 시설로 만든 다음 즐겁게 일하고 성과를 내게 하자”는 배인규 현대위아 사장의 지론 때문이다. 종업원 임금도 월평균 100만원에 근접할 정도로 인근 지역 외자기업 중 1~2위를 다툰다. 이 때문인지 인력난이 심각한 ‘양쯔강벨트’ 산업지대에서 이직률이 10% 수준으로 최저에 속한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김방식 중국 장쑤현대위아 총경리가 최근 주력으로 부상한 태핑센터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종전 구멍이나 뚫었던 태핑센터는 회전속도가 몇 배나 늘어나면서 정밀가공기계로 변신했다. 김 총경리가 태핑센터로 가공한 하회탈 시리즈를 보여주고 있다 |
중국 정부(장지아강시)도 장쑤현대위아유한공사의 이런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전기공급이나 세제상 지원을 해주고 있다.
김방식 장쑤현대위아 총경리는 지난 9일 “중국은 세계적인 공작기계 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런 가운데서도 현지 자동차업체와 IT업체를 중심으로 수주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전반적인 긴축 기조 속에서도 현대위아는 연평균 80%의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09년 6000만달러였던 매출액은 2010년 1억48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달러로 급증했다. 올해 역시 위기 속에서도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장쑤현대위아는 소형 선반, 중형 머시닝센터, 태핑센터(tapping center) 등 13종의 공작기계를 생산해 현지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일본의 화낙, 부라더 등과 수주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모기업 현대위아가 현대차그룹 일원으로 원자재(철판), 주물, 부품가공 등이 단일 공급구조로 돼 있고 세계에서 자동차공장 설비를 가장 많이 공급했다는 것도 수주상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산업용 로봇을 비롯해 밀링, 선반 등 공작기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제 IT업체들 또한 공작기계의 주요 수요업체로 부상했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등 정보기기의 고급화 경쟁으로 금속 테두리나 뒷면 가공에 절삭공정이 많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태핑센터는 현대위아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했다. 태핑센터는 종전에는 구멍 뚫는 기계였으나 분당 회전수를 높이면서 정밀가공 기계로 변신했다.
김 총경리는 “일관화된 제조 경쟁력을 현지 업체들이 차츰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경제위기만 넘기면 2차 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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