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긴 특허소송 실효 없자 양사 CEO 직접 담판
삼성 통신기술, 애플 디자인ㆍUI 중 핵심만 솎아내기
로열티 비율, 크로스라이선스 합의돼야 타협 가시권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삼성과 애플 특허소송이 1년을 넘긴 가운데, 법정에서의 양사 CEO 만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어느 한쪽도 소득을 얻지 못한 소모적 소송이 전환점을 마련할지 주목되고 있지만, 이번 한 번의 만남으로 일순간에 해결책이 마련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그동안 법리적으로만 다퉜다면, 두 CEO가 만나면서 비즈니스 관점에서 실리를 따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꽉 막혔던 특허전에 일말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는 현지시간으로 21, 22일 오전 9시 30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정에서 마주한다. 최 부회장은 그동안 언론에서 “우리 이익 침해 좌시 않겠다, 애플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번에 최 부회장이 대동한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도 올초 “애플과 타협 안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 애플 모두 패소 판결을 받아왔고, 미 법원이 양사 CEO의 협상을 명령하면서 특허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두 회사는 캘리포니아 법원에 자신들이 주장했던 이론, 근거 등을 제외시켜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이렇다할 결론은 나오지 않는데도 양사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쌓여만 가자 이를 간소화하라는 법원의 중재안이 있었던 것.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약식 판결에서 일부 이론 파기 ▷각사가 고용한 전문가들 일부 증언 제외 ▷일부 소송은 해제 등을 담은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핵심 특허만 갖고 법정에서 상대하고 나머지는 협상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가 내세우는 핵심은 서로가 무효라고 강조하는 주장과 맞닿아 있다. 애플은 삼성의 통신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삼성은 애플의 트레이드드레스(디자인특허)와 유틸리티 특허가 무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삼성과 애플은 이 중 가장 자신 있는 특허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로열티 지급이나 크로스라이선스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 특허법인 관계자는 “문제는 로열티 비율이나 크로스라이선스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 이 과정에서 틀어져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CEO 협상 직전까지 계속되는 신경전도 변수다. 애플은 최근 미 연방순회 항소법정이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기각 결정을 재고하는 명령이 떨어지자 즉시 갤럭시탭10.1에 대해 판매금지 신청에 들어가는 등 여전히 강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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