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국내 경제를 이끌어가는 양대 핵심 축인 하반기 고용과 투자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대한상공회의소에 의뢰해 1014개 국내기업의 올 하반기 투자와 고용 계획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는 답변이 67.9%로 가장 많았다. 하반기 투자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답이 60% 이상으로 최다였다. 특히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하반기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변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유로존 금융위기 ▷불안정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동향 ▷물가 등 국내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까지 경쟁력 제고와 시장 선점을 위해 사상 최대의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한 대기업들이 실제로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이런 결과에 대해 기업들의 정책 일관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설문에서 작년보다 고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의 비율은 9.2%였고 늘리겠다는 비율은 20%를 조금 웃돌았다. 하반기 평균 채용 규모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많았고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채용 전망이 밝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늘어나는 고용 규모는 많지 않았다. 하반기 고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들 중에서 ‘5% 미만’이 41.8%, ‘5%이상~10% 미만’이 44.8% 등 ‘5% 이상~10% 미만’이 다수였고 ‘20% 이상’의 채용계획을 잡고 있다는 기업은 5.6%에 불과했다.
투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비율이 63.1%로 가장 높은 반면 늘리겠다는 응답은 26%,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들은 10%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투자 규모는 ‘5%이상~10% 미만’이 가장 많았고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쪽이 많았다.
또 고무, 플라스틱, 종이업종의 투자 환경이 좋았고 내수기업보다는 수출기업의 투자 전망이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이 실제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포퓰리즘식 정책을 지양하려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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