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지도 상승·판매 급증…일반 - 생산직 연봉·대우 국내 톱
신입·경력 구분없이 구직자 몰려…계열사 모비스이어 오트론 공채
삼성·LG 등 출신 1만여명 지원…LG ‘스카우트 자제’경고성 공문도
현대ㆍ기아차가 국내 인력시장의 최대 ‘블랙홀’로 급부상했다. 지난 3월 기아차 생산직 채용에 6만명이 몰린 데 이어, 이달 초 진행된 현대차 생산직 공채에도 무려 7만여명이 지원했다고 알려진 것이다.
이는 국내 자동차시장 독주는 물론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함께 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일반직뿐 아니라 생산직까지 연봉 수준과 대우가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업무, 신입과 경력 구분 없이 구직자들의 지원이 폭주하고 있다.
17일 현대차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8년 만의 현대차 생산인력 신입사원 모집에 약 7만명 가량이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공채로 선발하는 인력이 200~3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233~350대 1 정도로 추산된다. 온라인 접수가 폭주하다 보니 서류전형 관련 자료를 확인하는 데만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원자격이 고등학고, 전문대 졸업자 및 동등 학력 이수자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재학생들의 지원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 생산직은 잔업과 특근비, 성과급 등을 제외하고 3500만원 수준의 기본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년도 만 59세까지 보장된다. 4년제 대학 졸업을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현대차 생산직에 입사를 하겠다는 지원자들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월 실시한 기아차 생산직 공채도 240여명 모집에 무려 6만여명이 몰렸다. 5년 만에 실시한 생산직 공채인 데다 높은 임금 수준 등이 알려지면서 경쟁률이 역대 최대치인 250대 1을 찍었다.
얼마 전 그룹 계열사 현대오트론의 공채에도 1만여명이 몰렸다. 아직은 규모가 작은 차량용 반도체 개발업체의 경력사원 모집에 삼성전자, LG전자 출신 등 3000여명이, 신입사원 모집에는 7000여명의 인력이 지원한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가 모두 출자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차량용 반도체 개발 의지가 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채용시장에서 인기가 치솟았다. 핵심인력 이동과 정보 유출을 우려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구인력을 동의 없이 채용해 영업기밀이 유출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을 정도다.
지난해에는 현대모비스로 LG전자 스마트폰 개발 연구원들이 대거 이직해 문제가 됐다.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 및 기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의 인력 유출이 잇따르자 LG전자가 현대모비스에 ‘스카우트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경고성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현대차그룹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기아차가 잘 팔리다 보니 생산직, 일반직 또는 신입, 경력 구분 없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완성차의 인기가 계열사로도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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