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크한 표정에 푸른색 계열의 수트를 입은 남성이 당당하게 서 있다. 손대면 베일 것처럼 날이 선 하의는 스타일리쉬한 느낌을 한층 강조한다. 다름 아닌 할리우드 배우 이완 맥그리거다.(신세계 백화점 이미지 광고)
유통 매커니즘의 집약체인 백화점이 요즘 부쩍 소비자 눈길을 잡아끄는 광고ㆍ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1960년대 단순히 세일을 한다고 신문에 광고하거나 가수 윤복희에게 당시(70년대)로선 파격적인 미니스커트를 입힌 채‘미쳤군!’이란 문구를 더해 주위를 환기시키는 단선적인 차원은 해를 거듭할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모델 기용부터 경영전략이 묻어난다.
판매 증가에만 치우친 일회성 광고는 더 이상 없다. 매출 신장률 1% 시대에 신음하는 백화점이라지만 긴 호흡을 한다. 프리미엄, 트렌디 등 변주의 폭은 백화점의 선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올해 소녀시대를 전면에 내세운 롯데백화점은 이 걸그룹의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백화점에도 접목하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물론 10대~20대 젊은 고객이 전체 고객의 30%를 차지하는 만큼 이 연령층이 가장 선호하는 소녀시대를 선정한 측면도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녀시대가 CF에 입고 나온 의상을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도 적지 않다”며 “경기가 좋지 않은 때인 만큼 밝은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과 함께 유쾌한 백화점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1990년대에는 김희애, 김혜수 등 대중에게 친숙하고 단정한 이미지의 여배우를 모델로 세웠다. 이후 2009년엔 사회공헌 이미지를 강화하려고 션ㆍ정혜영 부부를, 2010년엔 가수 비ㆍ첼리스트 송영훈을, 지난해엔 발레리나 서희ㆍ박동규 교수를 각각 모델로 기용해‘세계로 뻗어가는 문화백화점’이미지를 대중에 전달하려고 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3월부터 선보인 이완 맥그리거 이미지 광고는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이 백화점은 2000년대 초반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를 모델로 써 대중성을 확보하려던 움직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2009년부터는 패션화보에 버금가는 이미지 광고를 해온 데서 급선회한 것이기 때문.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신세계에 오면 이완 맥그리거처럼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며 “소비시장에서 큰 손이 된 남성 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효과적으로 어필했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3.0%에서 지난해엔 30.2%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능한 한 스타일리쉬하게 꾸미고 싶은 남성이 늘고 있는 만큼‘워너비(wanna be) 이완 맥그리거’부류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셈이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2009년 세계적인 모델 혜박을 통해 백화점의 주력 상품군인 ‘패션’에 강점을 가졌다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샤넬 등 명품 브랜드 모델이었던 사리 톨레로드 등을 기용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에 이어 백화점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은 모델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특기할 만한 전략으로 꼽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고급스럽고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적절히 구현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게 이유라는 설명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신세계백화점 남성 매출 비중 추이>
(단위:%)
2007년-23.0
2008년-23.2
2009년-24.7
2010년-28.1
2011년-30.2
*남성 연령층은 20대~60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