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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도 경영에너지” 화합의 신바람
현대重 · 유한양행 · SK케미칼…춘투에도 손잡은 노사
사측 정보공유하며 파트너 인정
노측은 신뢰바탕 무분규로 화답
양보·협력 위기극복 해법 공감대



산업현장이 춘투 움직임으로 들썩이는 가운데서도 노사화합 선언이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일부 사업장에서는 임금 협상 위임 및 무교섭 수준을 넘어 노동조합을 경영자원의 일부로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본격화하는 추세다.

15일 노동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 내 노사협의회가 활성화하면서 산업평화가 확산되고 있다.

정밀화학업체인 휴켐스 노조는 지난달 무교섭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2006년부터 6년 연속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이 회사 김재학 노조위원장은 “세계적 경영위기 등으로 회사의 경영환경이 어려워 논쟁보다는 양보와 협력이 위기극복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매각이 진행 중인 웅진코웨이 근로자대표단도 지난 3월 말 임금동결을 선언하며 사측에 임금협상을 위임해 눈길을 끌었다. 사측의 임금협상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성공적인 인수ㆍ합병(M&A)을 돕자는 취지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M&A과정에서 없던 노조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노조 반대로 매각이 무산되거나 난항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무노조 사업장이긴 하나 웅진코웨이는 매년 3, 4월 근로자대표와 사측이 노사협의회를 구성한 뒤 양측의 협상안을 놓고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노조가 수주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수주 계약식에 잇따라 참석해 발주사에 납기, 품질 보장 등을 약속하고 있다. 지난달 그리스 LNG선 수주 계약식에 이어 이달 3일에는 노르웨이 선사와 반잠수식 시추선 2기(11억달러) 수주 계약식에도 참석했다.

대형 사업장 중 SK케미칼은 ‘43년 무분규’라는 기록을 올해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노사 간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창립 이래 42년 무분규라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을 세웠다.

유한양행도 노사 간 대화와 존중이라는 기본정신에 충실히 해와 1926년 창업 이래 85년간 분규없는 사업장이란 전례가 없는 대기록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노사 대표 및 고용노동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정 사회적 책임 실천 협약식’을 열고 ▷노조는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 및 일터혁신으로 기업발전과 지역사회 봉사에 노력하고 ▷사용자는 투명경영을 통해 노사 신뢰기반을 조성하고, 취약계층 지원 등 기업이윤의 사회환원과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에 노력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채택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 유한킴벌리, 한라공조, 샘표 등도 노사관계가 좋은 회사로 손꼽혀 올해도 원만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기대된다.

이런 회사들은 노사 간 개방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경영실적을 공유하는 등 노사 간 협의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즉, 사측은 노조를 관리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경영자원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또 노조도 사용자를 대립적 관계로 설정하지 않고, 조합 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정착돼 있는 사업장인 게 특징이다. 노조 역시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영향을 받는 ‘사회적 공기’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노사가 기업성장은 물론 고용안정, 복지향상, 일자리창출 등의 공통과제에 함께 매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조문술ㆍ박도제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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