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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경영 특집>공생 이념으로 진화한 기업들, ‘공감경영3.0’ 시대 활짝 열다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반복되며 경제 주체간 양극화와 불균형 문제는 전세계적 문제로 대두됐다.

지나친 시장 중심의 자본주의와 경쟁 위주의 경제구조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면서 자본주의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적인 움직임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공생ㆍ공감경영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일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냉혹한 시장 매커니즘이 지배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서로 협력하고 통섭하며 창조적 가치를 공유, 창출하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주주의 이익만을 강조했던 공생경영1.0과 직원, 고객, 주주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만 중시하는 2.0 단계를 지나 최근의 공생ㆍ공감경영은 지역사회와 정부, 협력사와 환경 등 경영 안팎의 모든 주체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3.0 단계로 발전중이다.

이는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와 만족의 유대관계를 이끌어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주변의 외면을 받고서는 기업 영속성은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음을 기업들이 확고히 인식한 것도 한 배경이다.

주변과 아낌없이 배려하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음은 증명됐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Firms of Endearment)의 저자 라젠드라 시소디아(Rajendra S. Sisodia) 미국 벤틀리대 교수가 ‘사랑받는 기업’의 10년간 주가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S&P500 지수 대비 9.1배, 짐 콜린스가 점찍은 ‘위대한 기업’(Good to Great) 대비 3.4배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기업의 역할 재조명과 경영의 패러다임은 제레미 리프킨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주장했던 ‘공감의 시대’로, 그밖의 많은 학자들이 강조한 ‘융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국내 재계 거목들도 공생ㆍ공감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동반성장은 단순히 대기업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근간”이라고 말했고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협력회사는 함께 1등을 하기 위한 공동운명체”라고 언급했다.

명확한 파트너십의 자격 요건과 투명한 거래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공동으로 가치를 창출해 함께 커 나가자는 이러한 공감경영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삼성은 11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1,2차 협력사 4500여곳과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함께 성장하는 기업생태계를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리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하는 영원한 동반자인 협력사들을 위해 올해 지난해보다 50% 가량 증가한 6200억여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LG전자는 가혹한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사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글로벌 전자회사들이 출범시킨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 협의체인 ‘전자산업시민연대(EICC)’의 행동규범 준수를 의무화했다.

정부가 굳이 나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동반성장 의지를 점수화하는 인위적인 노력 없이도 기업들은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와 인류에까지 이르는 이해관계자 모두를 아우르는 신뢰를 바탕으로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기업이 상대하는 고객들 또한 이미 물질적 가치를 넘어 도덕성과 신뢰, 자아실현이라는 감성적ㆍ철학적 가치까지 중히 여기면서 기업들은 스스로 진화했고 공감경영을 메가 트렌드로 체화한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지난 1776년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을 발표하기 이전인 1759년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을 통해 시장에서의 이익 추구는 이타적인 감성과 상호 공감의 토대 위에서 더욱 건전해질 수 있음을 역설한 바 있다.

고객과 임직원, 협력사는 물론 국가와 인류, 환경까지 모두를 포괄하는 이해관계를 이해하는 거대한 프레임 안에서 파트너들의 만족이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긴 안목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는 의식의 개선을 이룬 결실이다.

이규환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기적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이해관계자와 공생 문제는 필수가 돼 가고 있다”며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목적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며 총익을 조율,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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