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정서 확산에 부담
이해관계 따라 전략 병행
갈등 양상을 보여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 간 관계가 ‘투트랙 시대’로 향하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견제할 것은 견제하되, 최대한 협력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대립하는 이미지는 전경련이나 동반위에 서로 안 좋고, 대선국면과 맞물릴 반기업정서 움직임과 관련해 양측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그 배경이다. 전경련으로선 소통이미지 확보, 동반위로선 ‘대기업 저격수’ 이미지 탈출이 시급해 보인다.
물론 10일까지만 해도 전경련과 동반위는 생각이 달랐고, 각을 보였다. 동반위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를 두고 꼴찌 업체까지 성적을 그대로 공개한 것에 대해 전경련은 불만을 표했다.
전경련과 동반위의 ‘신(新)협력시대’는 17일 허창수 회장과 유장희 위원장의 만남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만남은 전경련 측에서 먼저 요청했고, 유 위원장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동반성장지수 발표는 상생을 치닫고 있는 특정기업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재계 전체적으로도 위축심리를 가져올 수 있어 불만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평가방식 등을 수정해야 한다고 본다”며 “다만 지수 발표는 전임인 정운찬 위원장 때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유 위원장 체체에 대한 불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10일 열린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 회장단은 소통과 협력을 표방한 유 위원장에 큰 기대를 표했고, 유 위원장이 학계ㆍ재계 출신으로 합리적인 성품인 만큼 협력할 사업이 많다고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허 회장과 유 위원장의 만남은 화기애애할 것이며, 다만 허 회장은 ‘지수 발표로 일부 기업이 희생양이 될 수 있는데 이런 방식은 개선해줬으면 하는 게 재계의 기대’라는 뜻을 전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동반위 역시 전경련의 ‘악수 신청’에 반가운 표정이다. 전임 위원장 때의 좌충우돌 동반위, 저격수 동반위라는 이미지를 벗고 실질 상생을 도모하는 기구로 재도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적합업종 선정과 지수 발표 등 많은 오해를 받았는데, 대기업과 소원한 관계로는 실질 상생을 도모할 수 없다”며 “전경련과 힘을 합칠 때는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이 대기업 채용박람회 폭을 넓히기로 한 것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전경련은 7월 4일 삼성과 손잡고 채용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이후엔 더 많은 그룹으로 확대, 채용 마당을 넓힌다. 삼성과의 채용박람회에선 1300명을 뽑는다. 전경련은 채용박람회에서 동반위와 별도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회공헌에 진력하는 전경련의 구상도 본격화한다.
전경련은 경제계 공동으로 저소득 여성의 취업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보듬이나눔이 어린이집 건립을 지속 추진하고, 지적장애인을 위한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후원과 보훈병원 방문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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