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동반성장지수 첫 공표
각 평가항목 공정성 의심
개선등급 부여 7개 기업
대외 이미지 타격 우려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반성장지수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홍글씨 논란’도 더불어 커지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10일 오전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위원회의를 갖고 대기업 56개를 대상으로 한 동반성장지수를 처음으로 공표한다. 대상 대기업은 각각 우수-양호-보통-개선 등급을 부여받는다. 동반성장에 관한 한 ‘최종 성적표’를 받는 셈이다.
문제는 각 평가항목에 대한 공정성이 보장되지 못한 데다, 개선등급을 받는 기업으로선 ‘동반성장 꼴찌 기업’이라는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개선 등급은 7개사 정도에 부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성장에 관한 한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인 셈이다. 이에 대기업들은 지수 발표를 코앞에 두고 혹시나 개선등급을 받지 않을까 벌벌 떨고 있는 분위기다.
대기업 측은 여전히 발표될 지수에 신뢰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수는 공정위가 작성하는 협약 실적 평가와 동반성장위가 자체 조사한 체감도 평가를 합산한다. 하지만 협약 평가와 체감도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대기업의 논리다. 즉 공정거래위 등과 숱한 동반성장 협약을 맺었더라도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체감도 설문조사 결과는 기업 규모와 업종별 특성, 협력사 분위기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활발한 동반성장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도 보통 내지 개선 등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기업 측은 실제 지난 3일 열린 실무위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집중 지적했으나, 동반위 측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개선등급을 받은 기업이 납득할 만한 설명자료도 받지 못하고, 이의신청이나 재조정 요구는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이다. 10대그룹 임원은 “만약 특정기업이 개선 등급을 받았다면 왜 그런 점수를 받았는지, 어떻게 하면 향후 개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받아야 하는데 이번 지수 발표는 일방적인 통보”라며 “향후 동반위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1년간 동반성장 ‘최악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경영을 할 수밖에 없게 돼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임원은 “동반위 규정 상 지수가 발표되면 이의 신청이나 재조율 여지는 없다”며 “그래서 일찌감치 ‘기업 줄세우기’라는 비판이 대두된 까닭”이라고 했다. 이에 대기업 측은 막판까지 합리적인 발표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반위는 기존 안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격한 뒤잡음이 예상된다.
<김영상 기자>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