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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정세균에 러브콜…“대립 넘어 제3의 길 걷겠다”
임태희 대선 출마 공식선언
“박근혜 집권땐 유신 낙인…문재인은 잃어버린 10년 2”

영남보수·호남진보 극복
‘제3지대설’ 주장 눈길



“박근혜ㆍ문재인이 아닌 제3의 인물을 뽑아 달라.”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직접 말한 출사표 요약문이다. 어느 한쪽에서 극단적인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한쪽만의 ‘대세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제3지대 인물론’인 셈이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출마를 “한국 정치의 구태의연한 틀을 부수는 일”로 표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영남 보수, 김대중ㆍ노무현으로 상징되는 호남 진보의 대립을 구태로 몰며, 이를 바꿀 수 있는 자신을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뽑아 달라는 호소다.

이 같은 호소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상임고문을 향한 공세로 이어졌다. 그는 “박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상대에서는 유신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공격할 것이고, 문 고문이 대통령이 된다면 (상대는) 노무현의 열린우리당이 환생했다. 잃어버린 10년 시즌 2가 시작됐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8일 서울대 SK경영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새로운 정치를 여는 디딤돌이 돼 달라”며 대선 불출마
를 요구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동시에 박 위원장과 문 고문의 불출마도 촉구했다. 지난 40년간 계속된 구태정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여는 디딤돌인 ‘킹메이커’로 두 사람이 정치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임 전 실장의 주장이다.

이를 위한 파트너로는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 원외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꼽았다. 임 전 실장은 “새누리당 안에서, 민주당 안에서, 그리고 두 당의 밖에서 ‘탈대립’의 울림을 합창하자”며 정 고문의 민주당 경선 선전을, 그리고 안 원장의 본격적인 정치 참여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설’에 주목했다. 지역과 이념을 기반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 고착된 현 정치 틀을 깰 새로운 정당ㆍ정치세력의 등장 가능성이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원장이, 또 올해 총선에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들고 나왔던 그림과 비슷한 내용이다. ‘대세론’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양당 대선 경선구도를 감안할 때 탈락 주자들이 이합집산해 제3의 후보군을 세우고 정치세력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미미하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보수 여당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국민생각이라는 제3세력화 실험이 실패로 끝났고, 야당은 아직까지 ‘야권연대’의 달콤함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3세력의 등장을 촉구한 임 전 실장도 이런 점에 유의했다. 그는 “또 다른 타워(정당)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원장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임 전 실장의 제안은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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