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순이, ‘거위의 꿈' 코드 유지하나?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가수 인순이(55)에게는 ‘거위의 꿈'이라는 코드가 있다. ‘난 난 꿈이 있었죠/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중략)혹 때론 누군가가/뜻 모를 비웃음 내등뒤에 흘릴 때도/난 참아야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중략)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라고 돼있는 이 가사와 가장 잘 맞는 가수가 인순이였다.

인순이가 2007년 이 노래를 부르고 난 한참 뒤 원저작권자인 이적과 김동률의 허락을 받았는지의 여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때도 노래가 인순이에게 워낙 잘 어울렸기 때문에 별 일 없이 넘어간 것 같다.(나중에 인순이는 두 사람의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거위의 꿈'은 온갖 불리와 장벽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그녀의 삶과도 제대로 맞아떨어진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인순이는 ‘무릎팍도사'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음악을 살리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80년대 솔로로 나선 인순이는 신중현의 명곡 ‘떠나야 할 그 사람’과 ‘밤이면 밤마다’로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세월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린 가수들에게 밀려나버렸다. 그러다 ‘열린 음악회’를 계기로 가창력만으로 꿈같은 재기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인순이는 조PD의 ‘친구여’를 피처링해 또 한번 가요계의 주목을 받았고 ‘거위의 꿈'으로 ‘인간극장'속 인물이 됐다.

그런데 인순이는 지난해 터진 세금논란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수다'에 여전히 출연하는 등 방송 활동을 접지는 않았다. 같은 시기 세금 논란의 당사자로 모든 방송 활동을 접었던 강호동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세금 문제가 터지고도 방송을 접지 않은 인순이에게 어떤 영향이 미쳤는지는 잘 알 수 없다. 자신에게 떴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 스스로 자신에게 패널티를 가하는 결정을 볼 수 없어 아쉬움도 들었다. 최민수가 노인을 폭행하지 않고서도 무릎을 꿇었듯이 대중정서를 거스른 이유만으로도 최소한의 반응을 보였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점이다.

인순이는 얼마전 ‘K팝스타’ 결승전의 스페셜 무대에 출연해 참가자들과 함께 ‘클라임 에브리 마운틴’(Climb every mountain)을 열창해 화제가 됐다. 중간중간에 내레이션을 삽입해 감동을 고조시켰다. 인순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젊은이들에게 노래를 부를만한 최적임자다. 모든 장벽과 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석세스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그런 선배 가수가 이제 막 꿈을 향한 도전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 인순이가 지니고 있는 그 느낌이 세금논란 이전보다 약화됐다고 생각한다.

인순이는 여전히 후배가수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롤모델이다. 인순이 선배처럼 오랫동안 노래하는 가수가 되겠다는 후배들이 많다. 그렇기에 인순이의 ‘거위의 꿈'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