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TV 하나로
500만 IPTV시장 노려
지난 1일 이마트에서 다음TV 셋톱박스 다음TV+를 구매한 장모(31) 씨. 집에서 인터넷프로토콜(IP)TV 쿡TV를 사용하고 있던 장 씨는 IP TV로 방송 콘텐츠를 이용하고 다음TV로는 검색과 동영상 시청을 동시에 할 계획이었지만, 이는 물거품이 될 상황에 놓였다. IP TV와 다음TV의 두 셋톱박스를 동시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TV에 컴포넌트 포트와 HDMI포트 둘 다 있어야 했는데 장 씨 집에 있던 TV는 컴포넌트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장 씨는 어쩔 수 없이 IP TV 계약이 완료될 때까지 다음TV+를 묵혀두기로 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이 출시한 다음TV 플랫폼이 IP TV 환경에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 회선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둘다 셋톱박스 형태라 일종의 충돌이 일고 있는 셈. 이에 따라 500만 IP TV 가입자를 뺏으려는 다음과 이를 지키려는 IP TV 간 경쟁구도가 새롭게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다음이 케이블TV 업체들과 손잡고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들어가 이 같은 경쟁은 방송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올 4분기 다음TV 플랫폼과 기존 케이블TV 방송 콘텐츠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 정영덕 다음TV(별도 법인) 대표는 “기획은 이미 완료된 상태고, 곧 개발에 착수해 4분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TV는 신선하지만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다음은 방송 콘텐츠를 확충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IP TV와의 경쟁구도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다음이 말한 하이브리드 플랫폼은 OTT(Over The Top)서비스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방송, 영화,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각종 동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이다. 이는 다음TV플랫폼과 유사하지만 케이블TV업체들과 전격 제휴를 맺고 인터넷ㆍ모바일ㆍTV 등의 결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성격을 띤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다음은 하이브리드 플랫폼이 개발되면 사실상 지상파 방송만 나오는 지금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대표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이 구축되면 다양한 케이블 채널을 보완할 수 있고 나아가 포털ㆍ방송 조합의 새로운 콘텐츠도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 3사 모두 회원으로 가입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가입자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협회 관계자는 “IP TV의 가장 큰 강점이 휴대전화ㆍ집전화ㆍ인터넷ㆍTV 등을 묶어 비용을 낮추는 결합상품인데 이를 포기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입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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