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국산차의 유럽시장 공세 강화에 뿔난 유럽의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별도의 대책 모임을 개최하고, 한ㆍEU FTA 재개정을 위한 로비까지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보도에 따르면 일부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한ㆍEU FTA 개정 문제와 한국산 자동차 수입량 증가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유럽국가에 수입된 한국산 자동차는 34만1633대로 전년대비 67%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에 수입된 유럽산 자동차는 5만7569대로 전년대비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포드 유럽 법인의 경우엔 스페인 총리를 비롯한 EU 국가 지도자들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FTA 협정문 재개정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스티븐 오델 포드 유럽법인 대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한ㆍEU FTA에 ‘스냅백(snap-back)’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했다. 스냅백은 약속한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상대국에 준 특혜 관세혜택을 일시적으로 철회하는 무역 보복조치의 일종이다.
이와 관련,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1분기(1월~3월) EU 자동차 시장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7.7% 등록이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12.4%, 기아차는 24.7%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도 현대차는 2.7%에서 3.3%로, 기아차는 1.8%에서 2.4%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으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11.5%, 11.8%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3월 초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유럽에서 길을 찾으면 글로벌 시장의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내용의 제네바 구상을 내놨다. 세계 경기침체의 진원지인 유럽을 더 공략해 한번 더 도약하겠다는 역발상 전략을 빼든 것이다.
실제 올해 현대차 그룹 전체 성장목표 6.1% 가운데 유럽의 성장 목표가 18.5%(46만5000대)로 가장 높다. 기아차도 작년보다 21% 늘어난 35만6000대를 팔 계획이다. 정 회장의 제네바 구상과 국산차들의 선전에 긴장한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의 FTA 재개정 움직임에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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