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사는 양모(31ㆍ여) 씨는 오는 5일에 김포공항으로 원정 쇼핑을 나설 계획이다. 부모님께 드릴 선물과 여름옷 쇼핑을 롯데몰 김포공항에서 해결하고, 서울 사는 친구도 만나 식사하며 회포를 풀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개장한 롯데몰 김포공항에 제주도 원정 쇼핑객들이 늘어 눈길을 끈다. 롯데몰 내에 위치한 백화점에서 롯데멤버스카드를 사용한 방문객들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소가 제주도인 고객들이 3개월 새 1.5~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제주도 고객이 350여명에서 지난 1월 600여명, 2월 650여명, 3월 500여명을 기록한 것이다.
제주도는 롯데멤버스카드를 만들 만한 이유가 없는 지역이다. 롯데백화점이 없어 소비자들이 할인 편의를 누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주도민 중 롯데멤버스카드 이용자가 적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실제 롯데몰 김포공항을 찾는 제주도민들은 기록에 잡힌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게 롯데몰 측 분석이다.
김포공항에 제주도 원정 쇼핑객들이 많아진 것은 우선 제주도에 마땅한 쇼핑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이 없다. 번화가에 가두점 밀집지역은 있지만 날씨가 조금이라도 더우면 밖을 돌아다니는 게 부담스러워지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쇼핑과 외식 등을 한 번에 즐길 만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
반면 롯데몰은 김포공항에 바로 연결돼 있고, 쇼핑과 외식ㆍ영화 등 각종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어 편리하다. 양 씨는 “평일은 항공편도 붐비지 않고, 가격도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우등고속버스 수준”이라고 전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평일 김포행 노선의 가격은 5만원 선이고, 일명 ‘얼리버드’라고 부르는 1만원대의 특가 티켓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평균 19.3회 정도 운항하고 있다. 40~50분 간격으로 항공편이 배치돼 제주도민들이 시간대별로 김포행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제주도 거주자에게는 10%의 할인을 제공하고, 김포~제주 노선 티켓을 재구매할 경우 10% 추가 할인까지 제공하고 있어 김포 원정 쇼핑의 매력이 더해지고 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