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박병엽’ 2년 만에 신제품 ‘베가레이서2’ 내일 직접 공개
스마트폰 ‘베가레이서’국내 200만대 판매 기염
야심작 통해 해외시장 공략
삼성·애플 兩체제에 도전장
“우리가 안(국내)에서 하는 것에 비해 밖(해외)에선 잘못한다고 하는데, 해외 LTE 시장이 국내보다 더뎌 가시적인 성과가 안 나올 뿐이다. 1~2년 내 글로벌 LTE 시장이 우리만큼 성장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야심작에 대한 설렘 때문일까.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서울 상암동 사무실로 출근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베가레이서 2’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부회장은 “‘베가’ 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 ‘베가레이서’다. 이 제품으로 스마트폰 격변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고, 국내 2위권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며 “때문에 베가레이서 2를 발표하는 자리에 내가 안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2010년 7월 팬택의 세 번째 스마트폰 브랜드 베가를 직접 발표한 뒤 ‘베가레이서’ ‘베가LTE’ 등 굵직한 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에는 나서지 않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 전에 박 부회장이 당분간 공식적인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기업개선작업을 마치고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3일 내놓는 베가레이서 2 발표장에도 직접 나와 제품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 베가 브랜드를 발표한 지 2년 만이다. 박 부회장은 “베가레이서로 생존에 성공했다면 또 한 번 도약을 위해 베가레이서 2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베가레이서는 세계 최초로 1.5㎓ 듀얼코어 CPU 탑재로 스마트폰 속도전쟁에서 가장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베가레이서는 국내에서만 출시됐는데도 1년도 안 돼 200만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팬택이 국내 스마트폰 2위 기업으로 올라서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이에 만족하기보다는 되레 위기론을 강조해왔다. 지난 3월 팬택 주주총회에서 박 부회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구도는 더욱 굳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올해가 스마트폰 기업의 생존이 갈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베가레이서 2 발표를 직접 챙기며 전면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집념으로 해석된다. 특히 국내에 비해 해외에서 성과가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팬택으로서는 베가레이서 2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베가LTE를 발표하며 LTE에 ‘올인’하겠다고 밝힌 팬택이 베가레이서 2로 글로벌 LTE 시장에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우는 셈이다.
팬택은 이달 국내부터 베가레이서 2를 출시한 뒤 하반기 해외 LTE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LTE 선두 시장인 국내에서 먼저 평가받은 뒤 하반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LTE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