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기업인 최초
구인회(1907~1969·왼쪽) LG그룹 창업주와 이병철(1910~1987·오른쪽) 삼성그룹 창업주가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의 ‘소비자가전 명예의 전당(Consumer Electronics Hall of Fame)’에 헌액됐다. 한국 국적 기업인 중에서는 처음이다.
CEA는 1일(한국시간) 이들 2명의 거목을 포함해 위성라디오 창안자인 로버트 브릭스먼, 컴퓨터 마우스를 발명한 더글러스 엥겔바트 등 12명을 헌액한다고 밝혔다.
CEA는 이들 한국 기업인이 한국전쟁 후 산업 볼모지에서 창조력, 결단력, 끈기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한국의 전자산업을 개척한 선구자로 LG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공헌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게리 샤피로 CEA 최고경영자는 “전자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리더들”이라며 “이들의 비전과 열정이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삶을 변화시켜온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의 창조를 가능케 했다”고 평가했다.
구 창업주는 1958년 금성사(현 LG전자)를 설립하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라디오를 개발한 데 이어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1960년대에는 전력 및 통신용 케이블, 전화기 및 교환기를 개발해 한국 통신사업의 주춧돌을 놓았다.
삼성그룹을 세운 이 창업주는 1969년 삼성전자와 삼성산요전기, 1970년 삼성NEC를 각각 설립해 한국 전자산업의 중흥을 이끌었다. 1977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산업에도 진출해 오늘날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다졌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