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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자급제 첫날 현장은
전용폰 아직 출시 안돼…일부 고객 허탕치고 불만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된 1일. 국내 이동통신 유통 구조를 20년 만에 바꾸는 혁명의 첫 날이라고 하기엔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자급제용 단말기가 유통 매장 어느 곳에도 깔리지 않은 데다 자급제 시행을 알리는 홍보도 제한적으로 진행된 탓이다.

근로자의 날로 휴무인 탓에 광화문, 서울역, 명동 등 주요 시내 이동통신사, 유통업체 매장은 한산했다. 이날부터 마트에서 자급제용 단말기를 살 수 있는 줄 알고 대형 마트를 찾았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소비자도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만여장의 단말기 자급제 홍보 포스터를 전국 이통사 대리점 등에 배포했지만 주로 시내 이통사 대리점 위주로 붙어 있었다. 롯데마트 서울역 지점에 입점해 있는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홍보 포스터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6~7월 중 자급제용 단말기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달 중 할인요금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대체로 자급제 단말 구매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단말기 자급제 첫 날인 1일 전용 단말기 부족에다 근로자의 날 휴일까지 겹쳐 예상대로 반응은 썰렁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의 모 통신업체 대리점 직원 안내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모습.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SK텔레콤 광화문 대리점에서 만난 김모(41) 씨는 “자급제에 관심도 없고 잘 모른다”며 “10월에 아이폰4 약정이 끝나면 LTE폰으로 교체할 생각인 데 LTE폰은 자급제랑 상관이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SK텔레콤 을지로 대리점 관계자는 “단말기 자급제 문의를 해 오는 고객이 거의 없다”며 “첫 날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데 가격이 싼 단말기를 선뜻 구매하려는 수요가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KT 광화문 올레스퀘어를 찾은 김모(34) 씨는 “주변에서 다 스마트폰을 쓰는 데 나만 싼 단말기를 쓰면 좀 그렇다”고 말했다. 올레스퀘어 매장 관계자는 “많은 고객들이 요금 할인이나 더 큰 혜택을 통신사에서 받길 원하기 때문에 대리점 구매 고객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모바일샵에서 만난 한 고객은 “자급제가 시행되면 이런 데서 공단말기를 사면 얼마나 싸게 해 줄 지 궁금하다. 지금처럼 대리점에서 가입하는 게 아무래도 서비스나 가격면에서 더 혜택이 많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팬택 라츠 관계자는 “중저가 휴대폰이라 해도 수십만 원이 들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라며 “당장 중저가 휴대폰 구매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마트에서는 아예 단말기가 없어 낭패를 본 소비자도 있었다. 이날 해외 여행 출국에 앞서 휴대폰을 사러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이모(35) 씨는 “마트에 가면 오늘부터 휴대폰을 살 수 있다고 해서 들렀는 데 단말기가 없다고 해서 황당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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