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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렌털 vs 리스, 입맛대로 골라라
월급 꼬박꼬박 모아도 새 차 뽑기 빠듯하다면…
장기렌털
렌터카 회사로부터 임대
법인명의로 보험 가입
초보 운전자에 적합

리스
금융사가 차량대여
정비·보험은 개인부담
자가용 번호판 최대장점


3년차에 접어든 회사원 김중기(32) 씨. 드디어 김 씨도 첫 ‘애마(愛馬)’를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이날을 위해 한푼 두푼 월급을 모았던 3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간다. 즐거운 순간도 잠시, 김 씨는 꼬리를 무는 고민에 빠졌다. 갖고 싶었던 신차를 사려니 모은 돈이 빠듯하다. 저렴한 중고차를 생각하니 3년간 인고의 세월이 아쉽다.

그는 “아예 돈이 많거나, 턱없이 부족하다면 차라리 편할 텐데 말 그대로 애매할 따름”이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비단 김 씨만의 고민이 아니다. 신차를 구입하는 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고민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 적극적으로 찾아나선다면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장기 렌털과 리스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두 방식 모두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차가 아닌 나만의 신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물론 운영방식이 비슷해도 자세히 따져보면 각자 장단점도 분명하다. 신차를 구입하는 알뜰족, 꼼꼼하게 주판알을 튕겨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장기 렌털과 리스는 기본적으로 신차를 오랜 기간 대여한다는 점에선 대동소이하다. 중고차가 아닌 신차를 1년 이상 사용하며, 차량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법적으론 빌린 차량이지만,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사실상 개인 차처럼 사용할 수 있다. 색상이나 옵션 등도 신차 구매할 때와 동일하게 고를 수 있다. 일종의 월세 개념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두 방식은 정의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장기 렌털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거, 렌터카 회사로부터 차량을 임대해 사용하지만, 리스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금융사로부터 차량을 임대한다. 장기 렌털이 렌터카 업체로부터 차를 빌린다면, 리스는 금융사로부터 임대하는 셈이다.

장기 렌털은 렌터카 회사 법인 명의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하고, 렌터카 업체가 차량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스는 금융사가 소비자 대신 차량을 구입하는 셈이기 때문에, 사용자 개인 명의로 자동차보험을 들고 차량 정비도 개인이 해야 한다. 리스와 달리 장기 렌털에서 LPG 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역시 개인이 아닌 법인이 계약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장기 렌털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 세제 혜택이 있는 법인에서 보험을 운영하고, 사고가 발생해도 개인에겐 보험할증 등이 부과되지 않는다. 또 소모품 교환이나 정비 서비스 등을 렌터카 업체에서 시기에 따라 맞춤 제공하기 때문에 한결 편리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사고 위험이 높고 차량 관리에 낯선 초보운전자라면 특히 이점이 많다. KT 금호렌터카 관계자는 “주로 3년 계약이 많고, 최근에는 법인용뿐 아니라 개인용 고객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리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 자가용 번호판’을 꼽을 수 있다. 장기 렌털은 ‘허’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부착해야 하지만, 번호판만으로 리스 차량을 구별할 방법은 없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수입차 시장에서 유독 리스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스는 개인 보험할증을 적용하기 때문에, 보험경력이 좋은 고객이라면 오히려 저렴하게 보험료를 낼 수도 있다. 다만, 사고 등이 발생하면 이 역시 개인 부담으로 남는다. 차량 정비 역시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 

두 방식 모두 계약기간이 끝나면 차량을 소유할 수도 있다. 재밌는 건 일부 중형급 이상 모델의 경우 오히려 할부 구매보다 리스나 장기 렌털 등으로 구입하는 게 저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3430만원 상당의 대형차를 가정할 때, 장기 렌털은 월 61만원을 3년간 납부하고 이후 1270만원을 지불하면 총 4495만원에 차량을 소유하게 된다. 같은 모델을 3% 할부로 3년 납부한다고 가정하면, 지불하는 총 비용은 4905만원이 나온다. 오히려 장기 렌털로 사용 후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한 셈이다.

수입차 구매를 원한다면 각 업체가 운영하는 리스 프로그램을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 시트로엥이 최근 출시한 2990만원의 DS3는 선수금 10%(299만원)를 납부하면 매월 38만원에 차량을 사용할 수 있고, 선수금 30%(897만원)를 지불하면 월 19만원만 내면 된다. 시트로엥 관계자는 “선수금에 따라 다양한 금액대로 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차 업체가 대부분 자체적으로 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입차 시장은 장기 렌털보다 리스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 매월 특정 모델에 한해 특별 금융할인 행사도 자주 진행된다. 또 특정 인기 모델의 경우에는 장기 렌털에서도 특별 할인 행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꼼꼼하게 가격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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