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 가격이 폭락세다. 1년 새 무려 50% 가까이 확 떨어졌다. 몇 해 전부터 훈제오리 수요가 늘자 농가에서 앞다퉈 오리 키우기에 나섰지만, 불황 탓에 오리 소비감소라는 된서리를 맞아서다.
1일 오리협회에 따르면 오리(2㎏ㆍ신선육 기준) 산지 가격은 4월 말 현재 5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233원 대비 47% 가까이 빠졌다. 오리 공급량이 크게 늘고 있는 영향이다.
지난 2월 오리 도축 물량은 566만3277수로 집계됐다. 비수기인 2월에 월 도축 실적이 500만수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월에도 754만2375수가 도축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증가, 사상 최대 3월 도축 실적을 기록했다.
새끼 오리 상황은 더 심각하다. 4월 말 현재 한 마리에 400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00원에 거래되던 데서 80%나 폭락한 것. 지난 2월 새끼 오리 생산 마리 수는 680만6000수로,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증가한 데 따른 여파다.
이런 가격 폭락은 농협이 오리 소비를 촉진시키려고 2일을 이른바 ‘오리(5월 2일)데이’로 지정한 취지를 무색케 한다.
이에 롯데마트는 이날 훈제오리 슬라이스(580g)를 시세보다 20%가량 싼 9500원에, 양념 오리주물럭(100g)을 약 40% 저렴한 12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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