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폭풍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 빚어지는 자연의 강인함과 섬세함을 모티브로 했다는 싼타페의 스톰 엣지(Storm Edge)디자인을 훑어봤다. 호불호가 갈렸다. 2세대 싼타페 보다 더 세련되고 강해 보인다는 평가가 다수였지만, 너무 많은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해 의외로 개성이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고래의 꼬리를 형상화 했다는 내부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는 독특했다. 부드럽게 꿈틀대는 내부의 곡선들이 차량 바깥에서 시원하게 뻗은 직선들과 대비를 이뤘다. 이전 세대 싼타페의 단점 가운데 하나였던 소음과 진동은 확실히 많이 개선됐다. TV CF 처럼 으르렁 거리는 디젤 특유의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바람 소리와 차체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도 별로 없었다.
엑셀은 묵직했지만 가속은 부드러웠다. 2세대 싼타페를 오랫동안 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최고출력 200ps, 최대토크 44.5kgㆍm의 강력한 엔진(2.2 모델 기준)이 묵직한 엑셀에 즉각 반응하면서, 부드럽지만 빠르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브레이크는 전혀 밀리지 않았고, 차를 자유자재로 차를 제어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현대차가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구동선회 제어장치(ATCC) 때문인지 몰라도 코너링 역시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짚었다. 시승이 이뤄진 구간은 부산-울산고속도로가 포함된 왕복 150km 구간. 평균 연비는 10.8km/ℓ로 공인 연비 13.8km/ℓ(신연비 기준)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연비를 개선하고 세단과 같은 승차감에 주력하다 보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특유의 운전하는 재미는 떨어졌다. 고급 세단과 프리미엄 SUV의 장점을 모두 살린 도심형 SUV라는 타이틀과 세단 및 SUV의 특색이 모두 애매해진 그냥 무난한 차 사이에서 포지션이 헷갈렸다. 정숙성, 승차감, 연비 못지 않게 주행의 즐거움을 좀 더 살렸다면, 아울러 블루링크를 비롯한 편의 장치 대부분이 추가 비용이 필요없는 기본 사양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딱히 흠 잡을 데는 없지만 특색이 없어 다소 밋밋한 신형 싼타페. 아무래도 흥행 여부는 가격에서 판가름 날 수 밖에 없었다.
부산=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