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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 ‘MB의 추억’ 전주서 첫 공개 논란 예고, “철수의 추억이든, 근혜의 추억이 되든 지난 권력 정산부터 하자는 것”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유인촌은 “영웅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고,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화려하게 연단에 등장했다. 2008년 제 17대 대통령 선거,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첫 일정을 재래시장 방문으로 시작해 “난 재래시장 출신”이라고 했고, “환경미화원도 해봤다”고 했으며, “노동자출신”이라며 “온몸을 바쳐서 국민과 서민을 위해 일하겠다,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정동영 대통령 후보라고 다르지 않았다. “시장에서 먹고 산 사람”이라며 “재래시장출신의 최초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며 상인들을 연신 껴안았다.

스크린에선 이명박과 정동영을 연호하는 사람들이 넘쳐났지만, 카메라에 담긴 시장 또 한편에선 “(선거유세단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장사 더 안 된다”며 상인들이 목소리를 높였고 이를 바라보는 객석에선 실소와 폭소가 터졌다. 2012년 4월 29일 전주의 한 극장에서 정치는 쇼였고, 제 17대 대통령 선거는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긴 코미디였다. 



‘정산코미디’를 표방한 정치풍자 다큐멘터리영화 ‘MB의 추억’이 제 13회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스케이프 부문 한국영화 쇼케이스 상영작으로 이날 저녁 최초로 공개됐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김재환 감독은 “다가올 권력을 얘기하기 전에 지난 권력을 정산하고 투표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DY(정동영)의 추억’이나 ‘창(이회창)의 추억’이 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철수의 추억’이 될지, ‘근혜의 추억’이 될지 모르지만, 이제라도 꼼꼼히 기록해야 ‘(국민에게)사기치면 정산당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대선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현 정권을 풍자하는 극장용 다큐가 공식 행사를 통해 공개됨으로서 논란과 파장이 예고된다. ‘MB의 추억’은 극화나 연출, 내레이션을 배제한 채 제작진이 촬영한 영상과 기존의 인터넷 방송 미디어가 찍은 장면을 ‘편집’해 지난 17대 대통령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후보가 행한 유세와 발언을 보여준다. 각 후보들이 앞다퉈 시장에서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어가며 ‘시식쇼’를 하는 장면이나 태안기름유출 현장을 방문해 생색을 내는 대목 등이 객석의 웃음을 샀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CF 촬영 현장이나 “경제를 살리겠다, 교육을 지원해 가난의 대를 끊겠다”는 거듭된 약속, 군부대 방문 모습 등이 풍자의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유세와 반값등록금 시위, 병역면제 정부 비판 보도기사 등이 교차되는 식이다. BBK의혹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목소리로 등장한다. 영화는 “앞으로 잘 한다고 할 게 아니라 지난 5년간 잘했어야지, 어제 못한 사람이 내일 잘 할 수 있어요? 정권을 바꿔야 합니다”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말을 새누리당 현판과 교차시키고, “한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X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문제”라는 전여옥 전 국회의원의 발언을 등장시키며 오는 대선에서 현 정권을 심판하고 투표하자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한다. ‘MB의 추억’은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의 작품처럼 실제 장면의 ‘의도적 편집’을 통해 기존 미디어를 비판하고 특정 주장을 전하는 영화로, 보수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환 감독은 “몇 몇 배급사가 접촉을 해왔지만 아직 개봉 시기나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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