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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정려원, 매력적인 껍질을 가진 배우
빨간색으로 염색돼 아무렇게나 삐친 헤어스타일에, 사치스런 옷을 입고 안하무인으로 욕설을 내뱉던 백여치는 온 데 간 데 없고, 상큼한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긴머리를 얌전히도 늘어뜨린 S라인 그녀가 새초롬히 앉아 있다.

마치 한차례 뜨거운 열병을 앓고 난 뒤 방금 훌훌 털어내고 일어난 듯한 얼굴이다. 배우 정려원에게 SBS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은 그런 느낌이다. 많이 사랑했고 많이 앓았고 기분좋게 떠나 보냈다.

그는 ‘초한지’에서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은 후 외할아버지인 진시황(이덕화) 회장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라 세상 물정에 어둡고 사치스러운 안하무인으로 등장했다.

자신의 뜻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상대방에게 욕을 퍼붓고,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아도 반말을 하는 무개념녀 백여치로 분해 그동안 보여줬던 청순한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 코믹스런 모습으로 대중에게 호평을 받았다.

# 악전고투 속 승리한 ‘초한지’란 전투..“미련없다!”

“한바탕 전투를 치룬 것 같아요. 정말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느낌이랄까. 처음 백여치란 캐릭터를 접하고 나서 ‘뭐 이런 친구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어요. 근데 캐릭터가 참신했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도전했죠. 막상해보니 캐릭터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초반 4부까지는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주변 선배들이 제게 많이 힘을 주셨고, 저 역시 나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면서 한회, 한회 촬영했어요. 시청자들에게 ‘욕이나 안먹으면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시청률도 잘나왔고, 저도 제 역량을 다 발휘했기에 후회는 남지않아요. 결국 전투에서 이긴 것이고 제가 끝까지 살아남았으니까요. 하하.”

# 신뢰를 주는 배우가 목표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 ‘통증’, ‘김씨표류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넌 어느별에서 왔니’를 통해 예쁘고 날씬하거나, 청순하고 로맨틱한 매력만을 보여줬던 정려원은 이번 ‘초한지’를 통해 다시 껍질 하나를 깨고 나온 느낌이다. 그 자신 역시 “사람들이 ‘앗, 정려원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나?’ 하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나를 향해 열린 시선을 갖게 해 줄 수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그대로 현실화됐다. 시청자들은 ‘예쁜 모습’ 포기한 채 안하무인처럼 욕설을 내뱉고, 거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정려원에 놀라고, 또 감탄했다. 

“저 역시도 이번 백여치란 역할은 영원히 전설로 남을 것 같아요. 이번 캐릭터를 통해 알콜중독자도 해보고, 욕도 원없이 해보고 액션에 이르기까지 제 안에 있던 여러 가지 색깔들을 대중에게 다 보여준 것 같아요. 최근 들어 많이 느끼는 거지만 예전보단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어떤 역할을 맡던지 대중에 기대치에 부응하고,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일이 어디 있겠어요. ‘정려원이면 믿고 봐도 돼’ 이런 평가를 얻기 위해 노력 할거에요. 하하.”

최준용 이슈팀기자 / issue@, 사진=송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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