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영화 ‘하늘이 내려준 딸’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마침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인도 영화가 한 편 개봉했다. ‘하늘이 내려준 딸’이다. 우리말과 발음이 똑같은 ‘아빠’ 소리가 정겨운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인도 영화의 저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잘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영상과 탄탄하고 감동적인 스토리,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가 잘 어우러졌다. 그러면서도 인도 영화 특유의 풍미도 잃지 않았다. 크리쉬나(치얀 비크람)라는 중년 남자가 주인공이다.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남자이지만, 단 하나 남과 다른 것이 있다. 6살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이다. 그렇지만 마음만큼은 한없이 넓고 따뜻하며 순수한 사람이다. 그런데 아내가 딸을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크리쉬나는 이웃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딸을 정성껏 키워간다. 부녀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어느 날 뜻하지 않은 불행에 맞닥뜨린다. 닐라(사라 이준)가 나이가 차서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공교롭게 그 학교의 소유주가 크리쉬나의 죽은 아내 아버지다. 장인과 처가는 크리쉬나로부터 닐라를 빼앗는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하루아침에 뺏긴 크리쉬나는 닐라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 우연히 신출내기 여성변호사 아누(아누쉬카 쉐티)를 만나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딸의 양육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법정투쟁에 나선다.
볼리우드라고 통칭되는 인도 영화는 뭄바이(옛 봄베이)에서 힌두어로 만들어진 작품을 뜻하고, 코담바캄이라는 남부지역에서 인도의 또 다른 언어인 타밀어로 제작된 영화는 ‘콜리우드’라고 부른다. 타밀어는 한국어와 유사한 단어가 1000개 이상이라고 한다. ‘아빠’가 대표적이다.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인도 영화 특유의 춤과 노래 장면도 빠지지 않았다. 멋진 영상과 어우러져 감동을 자아낸다. 아빠인 크리쉬나가 딸 닐라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 스타일의 판타지로 보여준다. ‘슈퍼맨’과 ‘아나콘다’ ‘주라기공원’ 등의 미국 영화를 패러디해 보여주는데, 상당한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눈에 띈다. 한 작품 안에 액션, 코미디, 스릴러, 멜로, 휴먼 드라마를 섞어 놓고 관객에게 장르의 종합선물세트를 안기는 인도 영화 특유의 스타일도 잘 살아 있다.
인도판 ‘아이 앰 샘’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콜리우드 영화를 대표하는 인도의 국민적 스타 치얀 비크람과 아역스타인 사라 이준은 숀 펜과 다코타 패닝 버금가는 연기를 보여준다. 19일 개봉.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