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노포비아 타깃 된 다문화의 상징 이자스민
오원춘 사건으로 외국인 혐오증 급속 확산…새누리 비례 당선 후 인터넷에 인종차별성 글 폭주
대한민국 거주 외국인 100만명 시대. 한국에서도 다문화 시대가 열렸다. 필리핀 출신의 얼굴색이 다른 이자스민(35) 씨가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의원이 됐다. 사상 처음이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동포 오원춘(42) 씨가 경기도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토막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 씨는 이후 검거됐고, 국내에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자스민 씨도 특별한 이유 없이 제노포비아의 타깃이 됐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조선족 전면 추방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시작된 이 서명운동에는 16일 오전 8시30분 현재까지 6479명이 서명했다. 댓글에는 “조선족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동남아 등등 모든 질 낮은 불법체류자 외국인노동자 추방을 기원합니다”, “외국인들에게 관대한 대한민국 싫다” 등 외국인 노동자 전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반감이 중국 동남아 외국인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이자스민 씨에게까지 혐오증이 퍼졌다. 이자스민 씨의 국회의원 당선 기사에 A씨는 “불법체류자 무료 의료 지원,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지원, 고향 귀국비 지급, 외국 거주 가족 한국 초청비용 지급, 다문화가정 아이들 대학 특례 입학… 순수 우리나라 국민을 위한 공약은 하나도 없는 듯한데??” 같은 비꼬는 댓글을 달았다. 욕설을 하는 사람도 많다. B씨는 “우리 혈세가 다문화라는 이상주의에 버려져서는 안 된다”고 욕을 퍼부었다. 트위터 사용자 ‘lova*******’는 15일 “이자스민은 학력 위조에, 매매혼으로 팔려온 X이 뭘 안다고 정치를 해”라는 원색적인 비난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무차별적인 제노포비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자스민의 정치적 입장과 자질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인종차별주의는 안 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역시 “제노포비아가 판을 치면 결과적으로 노르웨이 총기 난사 테러 같은 사건이 터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려면 이들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및 이들이 범죄의 유혹을 느끼지 않도록 할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줘 이미 대한민국의 일원이 된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