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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가재 식탁 아래 '원주민 눈물'
직접 다니며 불공평한 공정무역 현장 고발

 공정무역이란 단어에 뒤따라오는 상품은 커피다. 불평등하지 않고 동등한 국가 간의 ‘거래’를 추구하는 공정무역의 정당성은 커피가 설명해 준다. 대도시에서 마시는 5천 원짜리 커피한잔 원가는 터무니없이 싸다.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로 상거래의 부조리를 지적한 저자, 런던 금융맨 코너 우드먼은 공정 무역의 과정을 역추적했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갤리온. 2012)가 그것. 거래의 가장 시작단계의 현장 르포를 통해 불공정한 무역거래에 경종을 울린 것. 이번 여행의 삽화들은 책의 내용을 함축한다.

저자가 기차 여행 6개월 뒤 여행 잡지의 칼럼을 쓰려고 아프리카 카메룬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어부 한 명과 사이가 가까워졌다. 그는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다. 현지 주민들이 먹는 싱싱한 생선 요리를 기대한 그는 깜짝 놀랐다.

‘그가 대접받은 음식은 6000킬로미터 떨어진 모로코에서 수입한 말린 생선이었다. 호텔에서 먹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형편없는 생선이었다. 어부는 중국 어선이 카메룬 어업권을 소유하고 있어서 가까운 바다에서만 낚시해야 한다고 했다. 값나가는 고기가 잘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잡더라도 생계를 위해 내다 팔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그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바닷가재 원 생산지는 더 심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파는 바닷가재 요리의 생산 과정을 거슬러 올라 그가 도착한 곳은 니카라과 해안.

현지 잠수부들은 심해에 들어가 손으로 바닷가재를 잡았다. 그런데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작업복, 수심계 등의 장비는커녕 낡은 공기통 하나에 의존하여 잠수했다. 그 결과 수천 명의 젊은이가 다리를 절거나 목발을 짚고 있다. 물론 도시 식탁에 올라오는 바닷가재 요리가 모두 이들의 희생으로 인해 마련된 식탁은 아니다. 그러나 돈이 되기에 섬 주민들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험한 일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험난한 여정 끝에 자본주의 가장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하루에 아이폰 20만 대를 생산하기 위해 18시간씩 일하는 중국 노동자들, 군인들에게 총 맞지 않으려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광산에서 광석을 캐는 콩고 시민들, 쌀과 밀을 심고 싶어도 양귀비를 심을 수밖에 없는 아프가니스탄 농민들이 그들이다.

여러 대기업이 앞장서서 사회적 책임과 공정 무역을 내세우고,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웃돈을 얹어 가며 윤리적인 상품을 구매하는 이면에는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저자가 발품을 팔아 고발하는 이 책의 메시지를 들어야 하는 이유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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