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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윤복희가 바라본 설도윤 대표 “설 도사요? 이젠 어떤 뮤지컬 한다해도 놀랍지가 않아요”
가수 윤복희가 바라본 설도윤 대표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하나를 얘기해주면 5~6가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친구였어요. 제가 뮤지컬 하려면 무용도 해야 한다고 알려주니 바로 뛰어다니면서 배우고 다니더라고요. 그러더니 한 달도 안돼서 ‘더블턴’을 해내는 거예요. 에너지도 대단했고, 하여간 특출난 친구였어요. 그래서 제가 설 대표를 ‘설 도사’라고 불러요.(웃음)”

가수 윤복희가 기억하는 설도윤 대표는 ‘열정’과 ‘성실함’으로 요약된다. 그들이 인연을 맺은 건 설 대표가 현대극장에 입단하면서다. 당시 현대극장은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두 모여있는 곳이었다. 작품 ‘빠담 빠담 빠담’에서 설도윤 대표가 윤복희(에디트 피아프 역)의 상대역인 이브몽탕 역을 맡으면서 둘은 처음 만났다.

“저는 후배들한테 좀 엄격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뭘 가르칠 때도 스파르타식으로 했던 것 같아요. 연습 끝나고 토하는 애들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설 도사는 본인 몸 안챙기고 무용이다, 어린이 뮤지컬 인형극이다, 할 거 다 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다 따라오더라고요. ”

특히 당시 최고의 문화 아이콘으로 불리던 윤복희의 집에는 각종 비디오 등 최신 브로드웨이 자료가 많아 젊은 후배들의 아지트가 되곤 했다. 설 대표도 함께 작품을 보고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눈 후배 중 한명이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필요해요. 무용, 음악, 조명, 세트, 음향…그런데 그런 자료를 국내에서 구하긴 어렵잖아요. 원래 해외에서 활동도 했었으니까 후배들하고 나눌 욕심에 해외에 나갈 때마다 무리해서라도 이런 저런 자료를 가지고 오곤했어요. 그러면 그걸 같이 보고 토론하고 그랬죠.”

윤복희는 그런 마음과 노력을 후배들이 헤아려줄 때 기특하고 또 감사하다고 밝혔다. “꼭 저한테 되갚지 않아도 오히려 뮤지컬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로 애써줄 때 제 입장에서는 더 보람이 있는데, 설 도사가 그랬어요. 그 열정을 잘 알기 때문에 갑자기 뮤지컬 하는 데 필요하다며 곡을 만들어 달라거나 작품에 출연을 해달라고 해도 흔쾌히 받아줬어요.”

윤복희는 후배의 고군분투하는 태도와 자신의 일을 열정을 다해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한테 신뢰를 주는 것 같다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신뢰는 하루 아침에 생기는 거 아니잖아요. 빅탑 ‘캣츠’ 할 때 태풍때문에 부산 극장이 다 날아갔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걱정돼서 전화를 하면 오히려 이왕 날아간 거 교훈 삼아 더 잘하겠노라고 얘기하는 친구였어요. 본인이 제일 힘들 텐데 오히려 저를 위로하는 설 도사의 그런 자세, 배짱을 봐왔기 때문에 이젠 그 사람이 어떤 큰 작품을 성공시킨다고 해도 별로 놀랍지가 않아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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