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과 남아공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조버그 극장의 초청 아래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무대로 그 의미를 더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공연에 앞서 “민간 발레단이지만, 해외 투어할 때는 가슴에 태극기 하나씩 새기고 공연한다. 특히 한ㆍ남아공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무대라 더 설렌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이윤 남아공 주재 한국대사는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국 발레단의 높은 수준을 남아공에도 알릴 수 있게 돼 뜻깊다. 자원외교 등 앞으로 양국 간 관계를 긴밀히 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예술과 문화 교류를 통해 그 초석을 다질 수 있길 바란다”고 유니버설발레단 남아공 첫 공연의 의미를 언급했다.
특히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남아공 현지 공연은 조버그 극장 측의 적극적인 초청으로 성사됐다. 버나드 제이(Bernard Jay) 조버그 극장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군무 동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백조의 호수’의 군무는 환상적이었고, 그래서 특별히 이 작품을 요청했다”고 공연 성사 배경을 밝혔다.
16일 첫 공연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스타인 황혜민, 엄재용 커플이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가냘픈 백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발레리나 황혜민 프리마 돈나에 대해 현지인 수(Sue) 씨는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이 정말 우아하다. 가녀린 동작에서 유럽 스타일의 힘찬 발레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공연에 대해 현지의 기대가 높아 무용수들은 긴장감 가운데 무대를 준비했다. 17일 밤 공연을 앞두고 발레리나 강예나 씨는 “이곳이 지리산 대청봉 높이에 있는 도시라 몸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뜻깊은 무대에 서게 돼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품을 관람한 현지 교민들도 한국 발레를 이국땅에서 보게 돼 감격스럽다는 표정이었다. 김종익 남아공 한인회장은 “17년간 자동차부품업을 하며 타국 생활을 해왔다. 그간 한국 기업들이 이곳에 많이 진출해 우리나라의 높은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젠 한국의 예술 수준까지 알릴 수 있었으면 한다”며 문화 교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더반에서 조버그까지 비행기를 타고 온 교민 김지영 씨는 들뜬 표정으로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하는 모습은 이례적인 반응이다. 한국 발레가 뜨거운 호응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황유진기자@hyjsound> /hyjgogo@heraldcorp.com
[사진=유니버설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