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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목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금속·고무 등 다양한 소재의 손목시계 성격따라 연출법 제각각…발상 조금만 바꾸면 패션지수‘UP’
▶무난한 사람
정장에 가죽·메탈 시계만 고집

▶재치있는 사람
검정 슈트에 형광색 스포츠시계

▶멋스러운 사람
캐주얼에 금속시계로 차분하게



저명한 브랜드 학자 마틴 린드스트롬은 수개월간 ‘브랜드 디톡스(detox)’를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먹고, 마시고, 입는 모든 상품에서 브랜드 제품을 제외시키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였다. 그러나 그는 이 금욕(?) 기간에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이미 브랜드 홍수 속에 살고 있으며, 깊게 중독돼 있다는 게 그가 이 해독 프로젝트를 실패로 끝내며 내린 결론이다. 

우리는 왜 브랜드에 열광할까. 이는 품질보다는 브랜드에 더 강한 신뢰와 근거를 제공하는 스토리 때문이다. 시계는 스토리를 담아 파는 대표적 제품이다. 그 이야기 또한 무궁무진하다. 사람들이 시계만큼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도 다른 패션 소품보다 풍부한 이야기 때문. 또 실용성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태생적 특별함도 한몫한다.

15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시계보석 박람회 ‘바젤월드 2012’에서 올해 특별히 주목받은 시계의 스토리와 그에 맞는 패션 연출법을 살펴보자.

▶흐르는 시간 속, 다양한 이야기= 1900년대 당시 조종사는 주머니 속 시계를 매번 꺼내어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는 비행 중 매우 번거롭고 위험한 일이었다. 이에 조종사는 시계를 손목에 감아서 착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러그(줄과 본체를 연결하는 고리)’의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과거 조종사의 스토리를 담아 시계 디자인에 적용한 브랜드가 고성능 시계의 대명사 ‘벨앤로스(Bell&Ross)’다.

항공기 계기판용 침, 방수력으로 유명한 이 시계는 1992년 프랑스 디자이너 브루노 벨라미크와 카를로스 A 로질로가 공학연구원, 최고기술자를 초청해 만들었다.

1847년 탄생한 시계 브랜드 ‘볼워치(Ball Watch)’는 미국 철도 역사를 담고 있다. 미국 철도는 시계의 오차로 인해 열차사고가 잦았는데, 웹스터 볼을 고용, 1891년 7월 클리블랜드 ‘레이크 쇼어(Lake Shore)’ 지역 철도를 시작으로 17만5000마일(미국 지역 전체의 75%)에 적용되는 시간 시스템을 통일시켰다. 그 후 정확한 기차시간을 ‘볼타임(Ball time)’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올해로 브랜드 탄생 100주년을 맞는 ‘포티스(FORTIS)’가 최근 선보인 한정판 ‘블랙 마르스 500’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며, 신비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안고 있는 화성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고 한다. 시계줄의 오렌지색 바느질과 함께 침, 문자판도 역시 오렌지로 표시돼 자연스럽게 화성이 떠오르게 디자인됐다.

▶스토리 담은 시계, 스타일링은?…금속ㆍ가죽ㆍ고무 등 소재에 맞게= 구두에 맞춰 옷을 사고, 가방 때문에 외출 직전 옷차림을 바꾼다. 패션 소품이 옷을 밀어낸다. ‘주객전도’같지만, 이러한 스타일링법은 없던 패션감각도 생기게 하고, 또 진부한 연출법을 벗어나게 해준다. 때로는 시계를 먼저 고르고, 옷차림을 구상해보자.

금속시계는 유행을 거의 타지 않고 꾸준히 인기있는 제품으로, 기본적으로 정장에 가장 잘 어울린다. 은색은 시원한 느낌이 가장 강해 흰색이나 파랑ㆍ빨강 등 깔끔한 여름 느낌의 색과 맞추면 효과가 크다. 금색은 너무 고전적이라 나이 들어 보일 염려가 있다. 이때는 전체적으로 절제되고 차가운 느낌의 옷차림을 하고, 팔찌와 겹쳐 착용하면 젊은 느낌을 준다.

가죽시계는 가장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가장 세련된 연출을 가능하게 하는 기특한 아이템. 시간이 지날수록 손때가 묻으면 낡은 느낌의 매력도 선사한다. 가죽은 전통적 분위기지만, 검정과 흰색 등 현대적인 색 배합의 의상이 잘 어울린다.

화려한 원색을 입은 고무 소재의 시계는 봄ㆍ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러한 ‘비비드(Vivid)’색 시계를 착용할 때는 청바지에 흰색 셔츠만 입어도 멋스럽다. 


▶안 어울릴것 같아? ‘믹스앤매치(Mix and Match)’에 도전= 격식있는 자리를 위한 정장을 갖춰 입고, 마무리를 위해 시계를 고른다. 만일 가죽끈이 달린 얌전한 디자인이 먼저 떠오른다면 당신은 그저 ‘무난한’ 사람. ‘사소한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광고 문구는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패션감각은 아주 섬세한 것에서 드러나는 법. 발상을 바꾸면 패션지수도 훌쩍 오른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듯 보였던 아이템이 마법처럼 잘 섞일 때가 있다. 이른바 ‘믹스앤매치’ 스타일링이다.

슈트 차림에 스포츠 시계 등 활동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디자인의 제품을 착용해보자. 멋스럽고 젊어 보인다. 또 전체적으로 무거운 색상의 슈트에 형광색 시계를 착용하면 재치있어 보인다. 우레탄 소재는 열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편안한 캐주얼룩을 즐긴다면 반대로 단정하고 고전적인 시계를 선택한다. 이는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옷차림에 무게감을 입히고, 전체적으로 균형있는 스타일을 만든다. 밝고 튀는 색상의 옷에는 금속 소재 시계로 차분함을 얹히고, 무채색 의상에는 깔끔한 가죽끈 시계로 세련미를 더한다.

‘시계는 왼쪽, 팔찌는 오른쪽’의 공식을 깨는 것도 또 하나의 스타일링을 만들어준다. 얇은 줄의 시계는 팔찌 여러 개와 함께 착용하면 개성있어 보인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사진=파슬코리아ㆍ벨앤로스ㆍ포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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