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두산式 감자 소각…속도 더 빨라진다
다음달부터 개정상법 시행
자사주 소각 절차 간편화
주총없이 이사회서 결정가능

일부선 이사회 결정 따른
주주 의사결정권 훼손 지적
장투땐 배당이 유리할 수도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두산이 발표한 자사주 감자 소각 이후 이익환원에 인색했던 콧대 높은 국내 대기업의 주주이익 제고 움직임이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다만 주주정책의 결정권이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로 무게중심이 넘어간 데 따라 배당을 노린 장기투자 매력이 줄어드는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다음달 중순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서 자사주 소각 형태로 주주이익을 제고하는 의사 결정이 종전보다 간단해진 것도 이 모델에 주목하는 이유다.

개정 상법은 직전 결산기의 배당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기업의 자기주식 취득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이사회의 결정만 있으면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되면 두산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자사주 소각을 상정하고 주총에서 승인 후 의사결정을 이루게 되는 것보다 훨씬 속도가 붙게 되는 셈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주총 안건 상정 사안이었던 감자 소각이 이사회 결정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되면서 주주의 의사결정권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주가수익률(PER) 등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것과 현금배당이 이뤄지는 것 가운데 어느것이 더 주주에게 이익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또 확정수익인 현금배당과 달리 자사주 소각의 효과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실제로 두산도 자사주 소각 결정 이후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일제히 상향된 반면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지난 8일 16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이후 최근 3거래일 간 두산의 주가는 내리 하락세로 마무리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투자자라면 현금배당이 더 유리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일반 소액주주가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년 배당을 노려가면서까지 오래 들고 있지는 않는 것을 고려하면 자사주 소각이 투자자 성향에 따라선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서 자사주 비중이 10% 이상으로 높은 기업을 살펴본 결과 일성신약(43.6%), 모토닉(32.3%), 두산(26.7%) 순이었다. 대기업으로는 삼성전자(11.9%), 현대중공업(19.4%), SK텔레콤(12%), 포스코(11.6%) CJ(11.4%) 등도 이에 해당했다.

대주주가 지분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라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등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방어나 승계, 지주회사 전환 등을 목적으로 보유한 자사주는 특별한 목적이 있으므로 소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나, 지주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이미 그러한 목적을 이룬 경우에 해당해 앞으로 소각될 여지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