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에도 봄이 올까.

국내의 대표적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대표 이학준)과 K옥션(대표 조정열)이 나란히 봄 경매를 펼친다. 서울옥션은 올해 첫 정기경매를 20일, K옥션은 21일 개최한다.

▶서울옥션, 박수근 회화와 예보 압류작품 눈길= 20일 오후 5시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서울옥션 봄 경매’에는 박수근 김환기 유영국 박서보 이우환 등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작과 고미술품 등 총 124점이 출품됐다. 추정가 총액은 65억원.

박수근의 작품은 ‘모자와 두 여인’(25×15㎝), ‘노상의 여인들’(26.9×20.9㎝) 등 1960년대 대표작 2점이 나왔다. ‘모자와 두 여인’은 아이들과 함께 있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한국 여성 특유의 자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다. 추정가는 5억~7억원. ‘노상의 여인들’의 추정가는 5억~8억원이다.

김환기의 작품은 1970년대 추상회화 ‘무제’(176×94.5㎝)와 드로잉. 1950년대 구상작품 ‘날으는 새’ 등 5점이 나왔다. 또 이우환의 대작 회화 ‘바람과 께’, 도심 변두리의 삶을 담아낸 손상기의 ‘공작도시’ 등이 새 주인을 찾아간다. 

박수근의‘ 모자와 두 여인’(25×15㎝).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으로부터 압류한 미술품도 포함돼 화제다. 예보 위탁작품은 고영훈 오치균 전병헌 김강용의 회화 4점이다.

해외 작가 중에는 영국 줄리언 오피의 ‘Ruth Smoking 3’, 프랑스 이브 클랭의 ‘파란 테이블’이 출품됐다.

▶K옥션, 구사마 야요이의 1000호짜리 대작 등 해외 작품 눈길= 21일 오후 5시 강남구 신사동 K옥션 사옥에서 열릴 ‘K옥션 봄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현대미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인피니티 스타즈(Infinity Starsㆍ1995)’.

추정가 12억~15억원의 이 작품은 가로 5m 세로 3m의 대작으로, 압도적 크기의 캔버스에 표면의 연속성을 색다르게 구현한 작품이다. 구사마는 올 초 루이비통과의 협업 작가로 선정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인 쩡판즈의 대형 초상작품 ‘Portrait(150×220㎝)’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추정가는 10억~15억원.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과 함께 미국 팝아트의 주요 작가로 꼽혀온 탐 웨슬만의 대표작 ‘베드룸 블론드(Bedroom Blonde)’ 시리즈 중 ‘뉴 베드룸 블론드 두들’(추정가 3억5000만~5억5000만원)도 경매에 나왔다. 이 작품은 금속판을 자른 컷오프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 밖에 오귀스트 르느와르, 조르주 루오, 키스 해링,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도 포함됐다. 이번 봄 경매 총 추정가액은 100억원으로, 그 중 외국 미술품(26점)의 추정가가 43억원대에 이른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